지인과 가족이 가해자…거주지 내 은밀한 학대 빈번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학대 행위자 중 지인이 21.4%, 부모가 19.5%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대가 일어나는 장소 또한 피해자의 거주지가 47.6%로 나타나, 친밀한 관계에 있는 인물이 개인적인 생활 공간에서 학대를 가하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지난 30일 발표한 ‘2025 장애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장애인권익옹호기관에 접수된 학대 신고 총량은 6608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9.6% 상승한 수치로, 2018년 관련 통계 산출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기록이다. 신고된 내용 중 학대가 의심되는 사례는 3375건(51.1%)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전년 대비 11.3% 증가한 결과다.

학대 가해 유형별로는 지인이 21.4%로 가장 많았고, 부모가 19.5%, 사회복지시설 종사자가 13.5%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학대가 발생하는 장소는 피해 장애인이 머무는 거주지가 47.6%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으며, 장애인복지시설(12.8%)과 행위자의 거주지(6.4%)가 그 뒤를 따랐다. 이처럼 가까운 관계의 인물이 사적인 공간에서 학대를 저지르는 경우, 외부로 드러나지 않아 포착이 더욱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된다.

발달장애인 피해 집중…본인 직접 신고 추세로 전환

피해를 입은 장애인 중에는 지적장애나 자폐성장애를 가진 발달장애인이 전체의 76.2%를 차지하며 집중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부적으로는 지적장애 피해자가 1055건, 자폐성장애 피해자가 92건으로 나타났는데, 지적장애 피해자 그룹에서는 여성이, 자폐성장애 그룹에서는 남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비율을 보였다.

피해자의 연령대는 30대 이하의 젊은 층이 대다수였다. 전체 피해자의 65.2%가 30대 이하에 해당했으며, 특히 20대 피해자는 370건으로 전년보다 12.8% 늘어났다. 한편, 피해 당사자가 직접 신고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본인 신고 건수는 806건으로 전년 대비 31.7% 증가했으며, 지적장애인의 직접 신고 역시 493건을 기록해 전년보다 53.1% 급증했다.

신체적 학대와 경제적 착취…재학대 방지 과제

학대 유형을 살펴보면 신체적 학대가 668건(34.4%)으로 가장 빈번했으나, 경제적 착취나 노동력 착취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유형도 만만치 않았다. 정서적 학대는 521건(26.8%), 경제적 착취는 394건(20.3%) 순이었으며, 경제적 착취 사례 중에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노동을 강요하는 노동력 착취가 81건 포함되었다. 또한 재학대 사례도 238건(15.8%)이 발생해, 전년의 189건(13.0%)보다 49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차전경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은 장애인 학대 예방을 위해 조기 발견과 신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피해 이후의 회복 및 재학대 방지를 위한 지속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차 국장은 현장의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피해 장애인을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지원 체계를 꾸준히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