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기반 중환자 진료 네트워크의 확산
보건복지부는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원격중환자실(e-ICU) 협력 네트워크 구축사업’의 범위를 넓혀, 강원과 충북 그리고 서울 권역에 새로운 원격중환자실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29일 발표했다. 이번 사업은 권역 내 거점 역할을 수행하는 상급종합병원 및 권역책임의료기관과, 15개 이상의 중환자 병상을 보유한 종합병원급 지역 협력병원을 하나로 잇는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거점병원이 보유한 풍부한 진료 경험과 전문 인력을 지역 병원과 공유함으로써, 지역 의료기관의 중환자 케어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 목적이다.
구체적으로는 거점병원의 통합관제센터에서 협력병원을 이용하는 중환자의 이상 징후와 상태를 원격으로 실시간 파악한다. 의료진 사이의 자문과 협진을 지원함은 물론,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한 전원 결정이 내려질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강원·충북권역은 10월 1일부터 가동을 시작했으며, 서울권역은 오는 11월 1일 운영 돌입을 앞두고 있다.
지역 간 의료 격차와 AI 기술의 도입
중환자 치료의 핵심은 전문 인력의 즉각적인 대응에 있으나, 현재 의료기관의 종류나 지역에 따른 진료 역량 차이는 뚜렷한 실정이다. 제4차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의 전담전문의 배치율은 100%(평가점수 95.3점)인 반면, 종합병원은 37.6%(평가점수 63.8점)에 머물러 있어 격차가 확인되었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기존 경기와 인천에 이어 올해 강원·충북과 서울을 추가해 총 4개 권역으로 규모를 키웠다.
새롭게 구축된 강원·충북권역은 행정구역의 경계를 넘어 실제 환자의 의료 이용권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첫 협력 모델이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이 중심축이 되어 원주의료원과 충주의료원이 참여하며, 전문의가 부족한 협력병원에 모니터링과 진료 자문을 제공한다. 반면 서울권역은 삼성서울병원을 거점으로 서울의료원, 서남병원, 혜민병원이 손을 잡았다. 특히 이곳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 환자 상태의 악화 예측, 영상 데이터 기반의 생체정보 분석, 음성인식 기술을 통한 협진 요약 등 세 가지 AI 시스템을 도입해 의료진의 판단을 돕고 진료 효율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검증된 성과와 향후 운영 계획
이미 운영 중인 경기와 인천 권역에서는 유의미한 데이터가 도출되었다. 지난해 이들 지역에서는 6만 3991건의 환자 상태 모니터링과 240건의 원격협진이 이루어졌다. 특히 환자를 옮기는 데 걸리는 전원 의사결정 시간이 기존 175분에서 90분으로 약 48.6%가량 단축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9월까지의 실적을 봐도 원격협진은 259건으로 전년 수치를 이미 넘어섰으며, 4만 3389건의 모니터링과 함께 51건의 거점병원 전원 및 20건의 지역병원 회송을 지원하며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보건복지부는 새롭게 추가된 권역들이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4개 권역 전체의 운영 실적과 성과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역 의료기관의 전문성을 높이고 환자가 적기에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 간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경일 첨단의료지원관은 병원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역 어디에서나 적절하고 신속한 중환자 치료가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