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승계 목적 부당성 부정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을 두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부당한 거래가 이루어졌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던 주주들이 법원에서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부장 김석범)는 29일, 심 모 씨를 포함한 26명의 주주가 삼성물산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소송은 지난 2015년 5월 결정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절차에 대한 불만을 근거로 2020년에 시작되었다. 당시 양사는 삼성물산 주식 약 3주를 제일모직 주식 1주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합병을 결의했으며, 같은 해 9월 최종 합병을 완료했다. 소송을 제기한 원고들은 당시 결정된 합병 비율에 따라 기존 삼성물산 주식 1주당 통합 삼성물산 보통주 약 0.35주를 배정받았거나 이미 처분한 주주들로, 약 2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요구해 왔다.
외부 평가 거친 합병 비율의 적법성 인정
재판부는 이번 합병이 이 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양사의 자산 가치나 규모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해당 합병이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특히 합병 비율 산정 과정에 대해 재판부는 "자본시장법이 규정한 주식 가치 기준에 따라 외부 전문기관의 객관적인 평가를 거쳐 결정된 것"이라며, 주가 조작이나 법령 위반과 같은 특이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이번 판결은 이 회장의 형사 재판 결과와 궤를 같이한다. 앞서 합병 과정에서의 부정행위 혐의로 기소되었던 이 회장은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확정받은 바 있다. 이 회장의 형사 사건 결론을 기다리며 진행되어 온 이번 민사 소송은 제기된 지 약 6년 8개월 만에 1심 결과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