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확충에 따른 자금 수요 폭증

인공지능(AI) 기술 구현을 위한 기반 시설 구축에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되면서, 전 세계 채권 시장의 주도권이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의 거대 기업들과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이 역대급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며 기존 금융권의 자리를 대신해 핵심 차입자로 떠오른 것이다. 다만, 이들이 쏟아내는 막대한 채권 물량은 시장의 소화 능력을 시험하며 금리 상승을 유발하는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역대 최대 기록 갈아치운 채권 발행 규모

28일(현지 시각) 경제 전문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 세계 정부와 기업, 금융기관이 투자적격 등급 및 고금리 채권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총 6조 6,100억 달러(한화 약 8,829조 원) 규모로 집계되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가량 늘어난 수치다. 특히 연말까지 약 두 달이 남은 시점에서 이미 2025년의 연간 목표치를 상회하는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시장의 판도를 바꾼 클라우드·데이터센터 기업

이러한 기록적인 성장의 중심에는 정부나 전통적 금융권이 아닌, 클라우드 컴퓨팅 공룡들과 데이터센터 개발사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 기업이 올해 발행한 채권액은 3,680억 달러(약 4917조 원)에 달하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배 이상 폭증한 결과다. 전체 글로벌 채권 발행 증가분 중 약 3분의 1이 이들 산업군에서 발생했는데, 이는 다른 비금융 산업군 전체의 증가액을 합친 것보다 크며 정부의 채권 발행 증가 규모와 비교해도 2배에 달하는 압도적인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