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향후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지을 중대한 변수들을 앞두고 극도의 관망세를 보이며 숨을 죽이고 있다. 이번 주 국내외에서 예정된 대형 이벤트들이 연이어 대기함에 따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경계심과 지켜보려는 심리가 맞물리며 지수 하락을 부추기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주환원 정책 주목

코스피 지수가 6개월 만에 최저치로 밀려나면서 시장의 모든 시선은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로 향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향후 어떤 주주환원 계획을 내놓을지가 시장의 향방을 가를 핵심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성적표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정 역시 증시에 막대한 파급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2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0.83포인트(1.46%) 하락한 5,469.47에 마감했으며, 코스닥 역시 24.48포인트(3.26%) 떨어진 727.21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의 경우 지난 4월 6일(5450.33)부터 시작된 상승 랠리 이후 약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러한 하락세는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 확대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과 국채금리의 상승 전환 등 글로벌 증시의 전반적인 약세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개별 종목 중 삼성전자는 1.16% 하락한 21만 3,0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SK하이닉스는 0.16% 내린 127만 5,000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장 초반 일본 낸드플래시 업체인 키옥시아로부터 얻은 투자 수익을 바탕으로 16조 원 규모의 특별배당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131만 5,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오전 10시경 해당 사안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공시가 나오면서 상승분을 반납했다.

AI 인프라 수요와 빅테크 실적의 상관관계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이나 추가적인 주주환원책이 발표된다면 수급 불안을 완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실적 발표일인 28일에 주주환원 관련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보이며, 삼성전자는 29일 오전 이사회를 통해 지난 8월 언급되었던 약 30조 원 규모의 3분기 현금배당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 일정 또한 증시의 변수다. 28일 시게이트를 시작으로 29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이, 30일에는 아마존, 인텔, 샌디스크가 차례로 실적을 공개한다. 시장은 특히 AI 인프라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고 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반도체 및 저장장치 업체들의 실적이 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에 따라 얼마나 개선되었는지가 관건이다.

예상치에 따르면 시게이트의 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52~60% 증가한 40억~42억 달러, 샌디스크는 346~368% 폭증한 103억~108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 또한 3분기 매출이 전년보다 15~2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 경우 AI 인프라 수요에 대한 신뢰가 높아져 반도체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클라우드 성장세와 FOMC 금리 결정

MS, 알파벳,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 성장세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MS의 '애저' 매출은 지난 2분기 42% 성장에 이어 이번 3분기에도 약 45%의 신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의 AWS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알파벳의 구글클라우드 역시 지난 분기의 82% 급증한 성장세를 이어갈지가 핵심이다. 만약 클라우드 성장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투자 비용 부담이 부각된다면 AI 관련주의 고평가 논란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

한편, 29일 새벽 3시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10월 FOMC 정례회의 결과가 발표된다. 9월 고용 지표의 위축으로 인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지만, 향후 긴축 경로에 대한 연준의 발언이 투자 심리를 좌우할 전망이다. 같은 날 저녁 발표되는 9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도 확인해야 한다. 시장은 9월 PCE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하며 8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