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전략이 이끌어낸 수익성 방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수요가 위축되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현대차가 견조한 수익성을 증명해냈다. IBK투자증권은 30일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가 하이브리드차(HEV) 위주의 제품 구성을 개선함으로써 강력한 이익 방어력을 보여주었다고 분석했다. 주요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는 상황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IBK투자증권은 현대차에 대해 '매수' 의견을 유지했으나, 목표주가는 기존 67만원에서 46만원으로 31% 낮춰 잡았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자동차 본업의 수익성을 지켜내는 능력과 신사업의 성장 모멘텀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실제 현대차의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4% 줄어든 45조 1100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오히려 5.5% 늘어난 2조 677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였던 2조 4360억원보다 9.9% 높은 수치다. 영업이익률 또한 5.9%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개선되었다.

판매량 감소를 상쇄한 고부가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

물량 측면에서는 국내 파업과 영업일수 감소 등의 여파로 인해 글로벌 도매 판매량이 전년 대비 11.3% 하락한 92만 1000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판매량이 두 자릿수 감소했음에도 수익성이 개선된 비결은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판매 구조 변화와 판매보증비 감소에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차의 판매 비중이 18.2%로 전년보다 2.7%포인트 상승하며 수익성을 뒷받침했다. 또한 기말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판매보증비가 전년 대비 약 1조 2000억원가량 줄어든 점도 이익 확대에 기여했다. 반면 전기차(EV) 부문은 지역별 수요 저하와 경쟁 심화로 인해 판매 감소세가 지속되었다.

다만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치는 다소 조정되었다. 현대차는 글로벌 수요 둔화와 생산 차질 가능성을 고려해 올해 글로벌 도매 판매 목표를 기존 415만 8000대에서 400만대로 하향했다. 영업이익률 가이던스 역시 기존 6.3~7.3%에서 5.5~6.5%로 낮춰 잡았다. 이 연구원은 북미 시장을 필두로 하이브리드 판매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하반기 신차 투입과 전동화 라인업 확장이 믹스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경쟁사 압도하는 수익성 지표

현대차의 수익 방어력은 글로벌 경쟁사들과 비교할 때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3분기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을 비교하면 메르세데스-벤츠가 2.5%, 스텔란티스가 0.7%를 기록한 반면, 볼보는 -5.6%, 폭스바겐은 -7.8%로 마이너스 수익성을 기록했다. 유럽 시장에서는 전기차 판매가 늘고 있음에도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해외 진출과 가격 경쟁, 중국 시장의 부진이 겹치며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수익성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 연구원은 현대차가 하이브리드 중심의 유연한 파워트레인 전략과 북미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해 5% 후반대의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중장기적 성장 동력으로는 피지컬 인공지능(AI)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택시 공급을 확대하고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아틀라스(Atlas)'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특히 아틀라스와 관련해 그룹 내부에서만 2만 5000대 이상의 잠재적 수요가 존재한다는 점도 긍긍적인 요소다. IBK투자증권은 현대차의 올해 연간 매출을 187조 6140억원, 영업이익을 10조 5630억원으로 전망하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9% 감소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내년에는 매출 192조 6310억원, 영업이익 11조 670억원으로 각각 2.7%와 4.8% 성장을 기대했다. 목표주가 하향은 실적 추정치 조정에 따른 것으로, 향후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 3만 6786원에 PER 12.5배를 적용해 산출되었다. 이는 기존 완성차 평균 PER 대비 20%의 할증을 적용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