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측에 신속한 비자 발급 촉구

조현 외교부 장관은 한국 국회의원들의 미국 비자 발급이 연이어 늦어지는 현상에 대해 미국 정부 측에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조 장관은 29일 G20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애틀랜타로 떠나기 전 인천공항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이번 사안이 한미 관계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으나 매우 부적절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의원들의 비자 발급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미국 측에 공식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내달 2일까지 미국에 체류하며 G20 회의에 참여하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을 포함한 각국 외교 수장들과 양자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회 의정활동 차질 및 비자 심사 배경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국회의원들의 공식적인 해외 활동이 비자 문제로 제약을 받고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은 여야 국방위원들과 함께 다음 달 1일부터 5일까지 태평양사령부를 방문하고자 관용 비자(A-2)를 신청했으나, 발급이 거절된 통지서를 공개하며 대한민국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방해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앞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국정감사 기간 중 미국 비자 발급이 지연되자 감사 대상 지역을 유럽으로 바꾼 사례가 있다. 다만 진 위원장의 비자 발급 절차가 완전히 종료된 것은 아니다. 미국 측은 진 위원장의 과거 판결문을 요구했으며, 그는 1991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받은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 판결에 대한 영문 번역본을 제출할 방침이다. 외교부는 해당 절차가 여전히 진행 중임을 인지하고 있으며, 국회의원의 원활한 공무 수행을 돕기 위해 미국 측과 긴밀히 소통하며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 관계의 불확실성과 정치적 해석

조 장관은 이번 비자 지연이 한미 관계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으나, 일각에서는 한미 관계의 불안정성이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미국이 한국에 대한 정보 공유를 제한하고 있으며, 한국의 대미 투자 문제나 쿠팡 관련 갈등이 지속되는 등 복합적인 갈등 양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인 유럽 동맹국 정치인들이 비자 발급을 거부당한 사례가 보고되면서, 미국 정부가 비자 발급을 정치적 압박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해석도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