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산업 공급망의 핵심으로서 한국 주목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8일(현지시간) 한국 경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히며, 글로벌 첨단 기술 제품의 핵심 공급처로서 한국이 지닌 막중한 위상을 강조했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내린 가운데, 워시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경제가 미국 경제의 실질적인 흐름을 파악하는 지표가 된다고 설명했다.

워시 의장은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조치가 한국과 일본처럼 미 국채를 대량 보유한 국가들에 미칠 충격을 우려하는 한국 측 질문에 대해, 본인이 예상보다 한국 경제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적 도약에 필요한 주요 투입물들이 한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에서 공급된다는 점을 언급하며, 한국 경제의 움직임이 곧 미국으로 들어오는 선박과 항공기의 화물 상태를 보여주는 척도라고 덧붙였다. 이는 반도체와 자동차 같은 한국의 대미 수출 지표가 미국 경제의 현주소를 진단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신현송 총재와의 20년 인연과 금융 정책 논의

이날 워시 의장은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와의 개인적인 인연을 언급하며 화제를 전환하기도 했다. 그는 신 총재를 향해 "매우 유능하면서도 좋은 친구"라고 치켜세우며, 그가 한국은행 총재직을 수행하게 된 것에 대해 기쁨을 표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약 20년 전인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워시 의장은 당시 긴박했던 상황 속에서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를 어떻게 운용할지에 대해 신 총재와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누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다만 대차대조표 운용에 관한 구체적인 질문에는 즉각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는 현재 관련 논의가 별도의 전담 태스크포스(TF) 내에서 진행 중이며, 해당 결과가 내년 1분기 초쯤 FOMC에 보고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연준은 이번 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연 3.75~4% 수준에서 동결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기준금리(연 3%)와 미국의 상단 금리 사이의 격차는 1%포인트로 유지되었다.

금리 인상 기조 유지와 FOMC 운영 변화

워시 의장은 금융 여건이 이전보다 더욱 긴축적인 상태에 있다고 진단하며, 완화적인 수준의 물가 목표는 설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는 향후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시장에서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이후인 12월에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아울러 그는 정책 수립 과정에서 전략적 심의 시간을 제도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현재 연 8회인 FOMC 회의 횟수를 내년 7회, 2028년 6회로 점진적으로 축소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그러나 미국 금융 시장 일각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금리 인상의 속도를 조절하려는 의도로 해석하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