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수장, 1년 만의 방한으로 삼성·SK와 협력 논의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0일부터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해 삼성 및 SK 그룹 경영진과 잇따라 회동을 가졌다. 지난해 10월 이후 약 1년 만에 이루어진 이번 서울 방문은 당초 6월 삼성과 네이버, 카카오 등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일정이 한 차례 미뤄진 끝에 성사되었다. 이번 행보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분야에서의 양사 간 협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번 방한에는 리차드 호 하드웨어 담당 부사장과 아르빈드 텔레콤 경영진, 키란 마니 아시아태평양·일본 총괄 대표, 안드레아스 하틀 아시아태평양·일본 세일즈 부문 부사장 등 오픈AI의 핵심 임원진이 대거 동행했다. 구체적인 회담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안정적인 공급 문제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연계된 데이터센터 구축 등 양사의 핵심 협력 방안이 심도 있게 다뤄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계열사 사장단과 미래 전략 대담
올트먼은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삼성 계열사 사장단 50여 명과 만나 'AI가 바꿀 다음 10년, 기업의 선택'이라는 주제로 미래 전략을 논의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챗GPT의 기업용 버전인 '챗GPT 엔터프라이즈' 도입에 관한 견해와 미래 비전을 공유했다. 올트먼은 단순히 AI를 사용한다는 사실만으로는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AI를 어떻게 활용해 더 신속하게 움직이고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며 시장을 선도할 것인지가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삼성과의 파트너십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드러내며, 양사가 힘을 모은다면 고품질의 AI 서비스를 전 세계에 대규모로 공급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올트먼은 코딩 에이전트인 '코덱스'의 사용 편의성을 높여주는 '코덱스 마이크로 키보드'를 삼성 경영진에게 선물했다. 그는 AI가 지배하는 세상에서는 키보드 전체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철학을 담았으며, 이 장치가 코덱스를 더 빠르게 활용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프라 넘어 경영 전략까지, 확대되는 양사 협력
오픈AI 코리아 측은 이번 삼성 경영진과의 만남이 양사의 전방위적 협력 흐름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양사의 협력 범위가 단순한 하드웨어 인프라 구축을 넘어, 삼성 계열사 전반의 AI 도입과 경영 전략 차원으로까지 확장되었음을 시사한다. 양사는 이미 지난해 10월 스타게이트 협력의향서(MOU)를 체결한 바 있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여름 오픈AI 샌프란시스코 사무실을 직접 방문하는 등 협력의 강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편, 이번 올트먼의 방문이 스타게이트 파트너사들과의 만남에 집중된 만큼, 국내 오픈AI 설립 추진 속도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오픈AI 그룹은 전남 광주 장성군에 위치한 광주 첨단3지구를 유력한 후보지로 검토하며 서남권 데이터센터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