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구단 중 8곳 지도자 교체…판도 흔들리는 V리그
국제 대회에서 연이어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한국 배구가 국내 리그를 통해 반등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새로운 얼굴들과 전력 재편을 마친 V리그가 실망감을 안고 있는 팬들의 마음을 다시 돌려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026~2027 프로배구 V리그는 오는 31일 남자부의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 여자부의 GS칼텍스와 한국도로공사 경기를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한다. 남녀부 각각 7개 팀은 내년 4월 2일까지 총 6라운드에 걸쳐 팀당 36경기를 소화하게 된다. 이후 포스트시즌은 4월 5일부터 4월 22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시즌은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된 '변화의 시즌'이다. 남녀부 총 14개 팀 중 절반 이상인 8개 팀이 사령탑을 교체하며 새 출발을 알렸다. 남자부에서는 삼성화재, 한국전력, KB손해보험, 우리카드가, 여자부에서는 한국도로공사, IBK기업은행, SOOP 수퍼스, 정관장이 각각 새로운 감독 체제로 시즌을 맞이한다.
명장들의 귀환과 전력 평준화된 여자부의 각축전
지도자들의 이력 또한 흥미롭다. KB손해보험의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은 최근까지 남자 국가대표팀을 지휘했던 인물이며, 삼성화재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대한항공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경력을 바탕으로 2년 만에 V리그 무대로 돌아온다. 여자부에서는 '데이터 배구'의 상징인 IBK기업은행의 마나베 마사요시 감독과 3년 9개월 만에 복귀한 정관장의 권순찬 감독이 주목받고 있다.
여자부는 선수들의 은퇴와 이적, 감독 교체가 맞물리며 전력이 매우 평준화되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였던 한국도로공사와 디펜딩 챔피언 GS칼텍스, 그리고 지도력 측면에서 경계 대상 1순위로 꼽히는 IBK기업은행의 활약이 기대된다. GS칼텍스는 에이스 지젤 실바를 앞세워 코보컵에서도 도로공사를 꺾고 우승하며 기세를 올렸다. IBK기업은행은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마나베 감독과 신인 드래프트에서 영입한 재미동포 세터 오드리 박을 통해 전력을 강화했다. 반면 신생팀인 SOOP 수퍼스가 약세를 어떻게 극복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2강 체제 유지되는 남자부와 달라진 경기 규정
남자부는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양강 구도가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 시즌 트레블을 달성한 대한항공은 코보컵 우승으로 건재함을 입증했다. 특히 새 외국인 선수 잰더 케트진스키가 컵대회 MVP를 차지하며 성공적인 안착을 알렸고, 한선수와 정지석, 임동혁 등 베테랑들의 존재감도 여전하다. 현대캐피탈은 허수봉과 레오나르도 레이바를 필두로 대한항공의 독주를 저지하려 하며, 한국전력과 KB손해보험이 그 뒤를 쫓을 후보로 거론된다.
경기 운영 규정도 국제배구연맹(FIVB) 기준에 맞춰 대폭 수정되었다. 인·아웃 판정과 캐치볼, 네트 관련 판정은 국제 기준을 적용한다. 특히 논란이 되었던 인·아웃 판정은 공이 바닥에 닿는 순간 라인에 조금이라도 걸쳐 있으면 '인'으로 인정한다. 코트 교대는 2세트 종료 후 실시하며, 5세트에서는 동전 던지기로 코트와 서브권을 결정한다. 다만 5세트에서 한 팀이 8점에 도달했을 때 코트를 바꾸는 기존 방식은 유지된다.
아시아쿼터 제도 역시 자유계약 방식으로 전환되었다. 구단들이 직접 선수를 선발하게 되면서 아시아쿼터 선수들의 기량이 순위 결정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남자부 아시아쿼터 7명은 모두 새로운 얼굴들로 채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