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간 멈추지 않은 쌀 나눔의 손길

충북 영동군에서 농사를 짓는 이병곤(69) 씨가 지난 29일 오전 심천면사무소를 방문해 쌀 10kg들이 100포대(400만 원 상당)를 전달했다. 이 씨는 타인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짓거나 남의 집 일꾼으로 지내야 했던 과거의 고단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고 전했다. 2006년 쌀 100포대를 처음 기증한 이후 매년 수확철마다 나눔을 실천해 온 그는 지금까지 총 2,100포대의 쌀을 기부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7,000만 원에서 8,000만 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 씨는 이웃에게 쌀을 나누어 줄 때가 일 년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봄에 모를 심고 여름철 무더위 속에서 땀 흘리며 작물을 키우는 과정이 고되기도 하지만, 가을에 수확한 결과물을 이웃과 공유할 생각에 큰 힘을 얻는다는 설명이다.

300만 원 종잣돈으로 시작한 45년 농부 인생

이 씨의 농업 인생은 1980년 군 전역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영동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영농 후계자로서 받은 300만 원을 밑천 삼아 1981년 소 3마리를 키우며 첫 농사에 뛰어들었다. 5년 정도가 지나자 사육하던 소는 40~50마리까지 불어날 정도로 농업에 큰 재미와 탄력을 받았다. 소에게 공급할 건초를 마련하기 위해 시작한 벼농사는 점차 규모를 키워 한때 경작 면적이 5만 평(16만 5,000㎡)에 달하기도 했다.

현재는 경작지를 2만 평(6만 6,000㎡) 규모로 줄여 운영 중이며, 올해는 약 800가마니의 벼를 생산했다. 그는 1995년부터 2013년까지 영동 지역에서 한우 전문점을 운영하며 생계를 꾸려왔다. 자녀들을 무사히 키워내고 경제적 안정을 이룬 그는 이웃과 함께 상생하는 삶이 당연하다고 믿으며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사회를 향한 지속적인 봉사와 희망

이 씨의 선행은 쌀 기부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영동군 자원봉사센터와 심천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를 통해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위한 반찬 나눔 등 다양한 봉사 활동에도 매진해 왔다. 어느덧 2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사실에 스스로도 놀라워하면서도,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계속해서 봉사할 뜻을 밝혔다. 아울러 이러한 나눔의 정신이 자녀들에게도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