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발표 후 쏟아진 매물, 주가 급락으로 이어져
인텔의 주가가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23%가량 급락하며 큰 변동성을 보였다. 시장의 기대치를 하회하는 올해 4분기 실적 전망치가 발표된 것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인공지능(AI) 서버용 반도체 시장의 수요는 여전히 견고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나, 생산 측면의 제약 요소와 막대한 투자 비용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며 발목을 잡았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인텔이 3분기 실적과 함께 시장의 예상을 밑도는 4분기 가이던스를 공개하자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는 23% 폭락했다. 구체적으로 인텔이 제시한 4분기 매출 전망치는 150억 달러 규모로, 이는 시장의 컨센서스였던 170억 7000만 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주당순이익(EPS) 조정 전망치 또한 0.25달러를 기록하며 예상치인 0.43달러를 하회했다.
이스라엘 공장 폭발 사고, 6억 달러 규모 손실 우려
반면 지난 3분기 성적표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165억 1000만 달러(약 22조 854억 원)를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치에 대체로 부합했다. 조정 주당순이익 역시 0.52달러로 집계되어 예상치인 0.40달러를 상회했다. 하지만 현재 시장은 과거의 실적 개선보다는 향후 성장성에 대한 불확실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실적 전망을 악화시킨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이스라엘 생산시설에서 발생한 사고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달 키르야트가트 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하면서 약 2주간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해당 시설은 주로 데이터센터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10나노미터 공정을 운영하고 있다. 인텔 측은 인터뷰를 통해 이번 사고로 인해 4분기 매출 전망이 약 3억 달러 감소하고, 매출총이익률은 약 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영향은 내년 1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두 분기를 합산한 총 손실 규모는 약 6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현재 생산 중이던 웨이퍼의 재사용 가능 여부를 검토 중이라 추가적인 타격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수요 둔화와 막대한 설비투자 부담에 직면
시장 수요의 부진 역시 인텔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면서 판매 압박이 커진 가운데, 수요 감소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3분기 클라이언트용 반도체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줄어든 81억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인 89억 8000만 달러를 밑돌았다.
서버용 반도체 시장의 수요는 강력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급 제약을 해결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인텔은 올해 200억 달러를 설비투자에 투입했으며, 내년에는 그 규모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이로 인해 올해 현금흐름은 플러스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로이터는 이번 실적 전망이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재건과 생산능력 확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검증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텔 주가는 이날 정규장 마감 전까지 올해 들어 두 배 넘게 상승한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