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산업의 미래를 설계할 통합 플랫폼의 등장
인프라 산업의 발전 방향을 공동으로 모색하기 위한 첫 번째 플랫폼인 '인프라 프런티어 컨퍼런스'가 지난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공식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이날 행사에서는 인프라 산업의 미래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행사와 함께 진행된 특별대담에서 좌장을 맡은 윤석빈 서강대학교 대학원 특임교수(트러스트커넥터 대표)는 플랫폼의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윤 교수는 인프라 분야의 최적화된 해법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정책 담당자와 투자자, 공급자, 그리고 수요자가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역설하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각자의 언어로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급망 병목 현상과 전력 수급의 한계 직면
참석자들은 인프라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는 병목 현상을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하드웨어 조달 과정에서의 공급망 병목과 입지 선정 및 전력 확보의 어려움이 주요 장애물로 지목되었다. 인프라 투자는 매년 20~30%가량 증가하는 추세지만, 핵심 칩과 메모리의 공급망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윤 교수는 네트워크 장비의 경우 발주 후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되며, 서버는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가까이 납기가 지연되는 상황을 언급했다. 이러한 긴 공급 사이클이 현장의 피로도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현재 시장의 주류인 30~40MW급 하이퍼스케일 인프라와 관련해, 수도권은 전력 수급 문제와 인허가 제약으로 인해 추가 확장이 사실상 멈춘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지방으로의 분산이 불가피하며,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 보강 기술을 현장에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데이터 개방과 규제 혁신을 통한 '소버린' 확보
베스핀글로벌의 윤현집 실장은 공공데이터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점을 핵심 병목 원인으로 지적했다. 윤 실장에 따르면 데이터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드는 비용은 에이전트 개발 비용의 10배를 상회한다. 그는 정부와 지자체가 공공데이터 개방률을 높이려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데이터가 문서 형태로만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부처 간 협력과 소통을 강화해 오픈 데이터가 시장에 원활히 유입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윤 실장은 수요와 공급 사이의 상당한 격차를 줄이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기획부터 준공까지 물리적으로 약 2년이 소요되는 해외 사례와 달리, 한국은 인허가 및 규제로 인해 4~5년이 걸린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빅테크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프레임워크와 인프라를 갖추려는 '소버린 기업'에 대한 현장의 열망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윤 실장은 기업을 넘어 개인까지 독립적인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야 진정한 의미의 소버린 인프라가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강점인 제조업 기반을 활용하면서 인프라 시장의 간극과 병목을 최소화해야만 글로벌 산업계에서 1등 국가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