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 실적 부진에 뉴욕증시 기술주 중심 급락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실적 충격이 뉴욕 증시를 뒤흔들면서 국내 증시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지난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2.54포인트(0.25%) 하락한 5만2342.56을 기록하며 마감했다. S&P500지수 역시 23.59포인트(0.30%) 떨어진 7720.39에 머물렀으며, 기술주가 밀집한 나스닥종합지수는 365.13포인트(1.38%) 급락한 2만6184.72로 장을 마쳤다.

이러한 하락세의 핵심 원인은 장 마감 후 공개된 알파벳의 3분기 실적이었다. 광모 매출이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알파벳의 주가는 하루 만에 12.64% 폭락했고, 이로 인해 시가총액은 약 5000억 달러(한화 약 669조 원)가 사라졌다.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붓고 있으나 실제 수익성 확보 여부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면서 기술주 전반에 매도세가 몰렸다. 특히 마벨 테크놀로지는 데이터센터용 광학 부품사 인수 관련 보도로 13.24% 급락했으며, 마이크론(-4.98%), AMD(-2.08%), SK하이닉스 ADR(-1.58%) 등 반도체 관련주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4거래일 연속 상승했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1.42% 하락하며 돌아섰으나, 제약 분야를 포함한 일부 중소형주는 완만한 흐름을 보였다.

경제 성장세 속 물가 지표 불안에 긴축 우려 가중

미국 경제 지표는 성장성과 물가 우려를 동시에 보여주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 금리 동결 결정 이후 발표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율 3.4%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였던 3.1~3.2%를 상회했다. 하지만 연준이 중시하는 9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0.5% 상승하며 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오르자, 추가적인 통화 긴축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커졌다.

국내 증시 하방 압력과 종목별 차별화 전망

국내 증시 역시 뉴욕발 악재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전날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코스피는 1.24% 하락한 5930선에서 마감했다. 이날도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MSCI 한국 증시 ETF가 2.46% 하락하고 MSCI 신흥 지수 ETF가 1.26% 내린 가운데 코스피 야간 선물은 3.48% 급락하며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키움증권의 한지영 연구원은 MS의 호실적과 금리 하락, 예상치에 부합한 9월 PCE 물가지수에도 불구하고 알파벳의 현금흐름 악화가 시장 하락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AI 서버 수요의 건재함은 확인되었으나 투자 수익성과 B2C 수요 둔화 우려가 공존하는 만큼, 당분간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국내 증시는 아마존과 인텔의 주가 하락 여파로 약세를 보이며 출발하겠으나, 장중에는 현대건설과 기아 등 개별 기업의 실적에 따라 종목별로 희비가 갈리는 차별화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