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격차 극복하고 종합 1위 등극

최상위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구글이 강력한 반격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온라인상에서 엉뚱한 답변으로 풍자의 대상이 되었던 '제미나이'가 차세대 모델인 '제미나이4 카본'을 통해 글로벌 성능 평가에서 경쟁사들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라선 것이다. 구글은 29일(현지시간) 새로운 프런티어급 모델인 '제미나이4 카본'을 발표하며 기술적 우위를 입증했다. 이는 직전 모델인 '제미나이4 아르곤'이 정식 출시된 지 불과 2주 만에 이루어진 성과다.

모델 성능 평가 기관인 아티피셜애널리시스(Artificial Analysis)의 측정 결과, 제미나이4 카본은 59점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58점을 기록한 앤트로픽의 '클로드 오퍼스5.5'를 앞선 수치다. 구글은 이번 모델을 자사의 가장 강력한 모델이자 차세대 개척 모델로 정의하며, 최첨단 사이버 보안 역량과 장기적인 운영 능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구글은 지난 2월 이후 최상위 모델 업데이트가 지연되면서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경쟁사에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지난 9월 30일 아르곤 발표와 이번 카본 출시를 통해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사이버 보안 역량의 비약적 향상

이번 신규 모델에서 구글이 가장 집중한 지점은 사이버 보안 분야다. 제미나이4 카본은 단순한 에이전트 작업을 넘어 소프트웨어의 취약점을 찾아내고 보안 패치를 생성하는 등 방어적 보안 역량 전반에서 눈에 띄는 진보를 이뤄냈다. 특히 취약점 탐지와 공격 가능성 검증, 그리고 패치 적용 능력을 측정하는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고 구글은 설명했다. 구글의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안전한 코드를 생성하는 성공률은 이전 모델인 아르곤보다 2배 이상 증가했으며, 고품질 보안 패치 생성 능력은 타사 모델 대비 10배가 넘는 성능을 기록했다.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안전장치도 대폭 보강되었다. 구글은 근거 없는 정보를 사실처럼 말하는 환각 현상이 기존 모델과 비교해 약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정부가 시행하는 자발적 사전 출시 모델 검증 절차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제미나이4 카본은 이번 주부터 일부 보안 전문가들에게 우선적으로 제공되며, 구글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접근 권한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용 요금은 아르곤과 동일하게 입력 토큰 100만 개당 2달러, 출력 토큰 100만 개당 10달러로 책정되었다.

빠른 개발 주기와 조직 개편

구글의 모델 개발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 점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지난 2월 이후 약 8개월간 최상위 모델 업데이트가 멈춰 있었으나, 9월 30일 아르곤을 선보인 데 이어 10월 13일 정식 출시 후 단 2주 만에 후속 모델인 카본을 내놓으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조직 리더십에도 변화가 생겼다. 구글 딥마인드의 수장인 데미스 허사비스는 범용인공지능(AGI)과 같은 장기적 연구에 전념하게 되었으며, 제미나이의 실질적인 운영 업무는 구글 수석 아키텍트인 코라이 카부쿠오을루가 맡게 되었다. 한편, 제미나이의 초기 기술 개발을 담당했던 공동 리더 2명은 최근 구글을 떠나 새로운 스타트업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