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난제 해결 위한 한·중 AI 기술 협력의 시급성
기후 변화와 팬데믹, 인구 고령화 등 동아시아가 직면한 공동의 사회적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이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실질적인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백서인 한양대학교 교수는 지난 28일 개최된 ‘한중 과학기술 미래 대화’ 특별 포럼에 참석해, 미·중 간의 전략적 경쟁으로 인해 글로벌 가치사슬이 분절되는 위기 상황을 지적하며 양국 간 기술 협력의 절실함을 강조했다. 백 교수는 중국이 보유한 독보적인 현장 적용 능력과 빠른 표준화 역량을 한국과 결합해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전문가들이 주도하는 ‘한중 AI 거버넌스 플랫폼’을 빠르게 가동하여 양국 간 대화 채널을 마련하고, 이를 AI 안전성 평가 영역의 다자간 협력 체계로까지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클라우드 기반 협력과 대학 기술의 세계 시장 직행
차세대 AI 확장을 위한 핵심 인프라로 클라우드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양국 기업 간의 실질적인 협력 모델도 논의되었다. TK101글로벌코리아의 홍상욱 대표는 국내 IT 산업 현장에서 이미 기술력과 가성비를 겸비한 중국 클라우드의 특화 기술을 결합하는 형태의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시댄스의 영상 편집 기술처럼 검증된 사례를 바탕으로 공동 실증을 거친 뒤, 협력의 범위를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한편, 대학의 초격차 신기술인 딥테크를 세계 시장으로 곧바로 연결하는 ‘랩 투 글로벌’ 비전의 실현을 위한 생태계 전환의 필요성도 제기되었다. 서울대학교 기계공학부 명예교수인 박희재 교수는 대학이 원천기술의 발원지가 되어 기초 연구부터 응용 단계까지 이어지는 파이프라인을 완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교수는 이를 위해 네거티브 규제의 완화와 더불어 현장 중심의 열정과 인내를 갖춘 공직 사회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R&D 투자를 경제 가치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 과제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가 실질적인 경제적 가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패러다임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손수정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시스템혁신본부장은 한국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규모와 연구 인력 수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실험실의 기술이 시장으로 연결되는 과정에는 여전히 여러 공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손 본부장은 부처 간의 칸막이 구조를 타파함으로써, 정책이 기술 거점들을 유기적으로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