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외곽서 발견된 거대 천체 '2026 ED138'
2006년 명왕성이 행성 지위를 잃고 왜행성으로 재분류된 이후, 세레스와 에리스, 하우메아, 마케마케를 포함해 총 5개의 왜행성이 확정된 바 있다. 그런데 약 18년 만에 명왕성의 궤도보다 훨씬 먼 곳에서 새로운 왜행성 후보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버드-스미스소니언천체물리학센터의 매튜 홀먼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근 칠레 세로파촌산 정상의 베라루빈천문대를 활용해 태양계 외곽에서 왜행성으로 추정되는 '2026 ED138'을 찾아냈다고 공표했다.
이번에 발견된 천체가 국제천문연맹(IAU)의 최종 승인을 받게 되면, 인류가 공인한 6번째 왜행성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현재 나사(NASA) 제트추진연구소의 소형 천체 목록에는 8,291개의 해왕성 외곽 천체(TNO)가 등재되어 있다. 기존 왜행성들은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에 위치한 세레스를 제외하면 모두 해왕성 궤도 바깥에 존재한다. 과학계는 태양계 외곽의 얼음 천체 중 지름이 400km를 넘어서면 스스로 중력을 이용해 구형을 유지할 만큼의 질량을 갖춘 것으로 보고 왜행성 조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명왕성 궤도 너머 69억km 지점에서 공전
새로 발견된 '2026 ED138'은 태양으로부터 무려 69억km 떨어진 거리에서 공전 중이다. 이는 명왕성보다 약 9억km나 더 먼 위치다. 이 천체의 공전 궤도는 태양계 평면을 기준으로 약 25도 정도 기울어져 있는데, 연구진은 이러한 경사각이 해왕성과의 중력 작용으로 인해 본래의 궤도에서 이탈하며 발생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연구팀은 표면의 빛 반사율을 계산하여 이 천체의 크기를 지름 600km에서 1500km 사이로 추정했다. 최대치인 1500km를 기준으로 삼더라도 명왕성(2370km)보다는 작으며, 하우메아나 마케마케와 유사한 규모다.
매튜 홀먼 박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천체가 과거에는 목성이나 토성 근처에서 형성되었다가 거대 행성과의 근접 작용으로 인해 현재의 외곽 위치로 튕겨 나갔을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베라루빈천문대가 촬영한 이미지들을 면밀히 분석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별처럼 보였던 점이 며칠간의 위치 변화 추적을 통해 공전하는 천체임이 밝혀졌고, 과거의 관측 기록까지 역추적하여 존재를 확정 지었다.
루빈천문대의 강력한 관측 기술이 일궈낸 성과
이번 성과는 미국 국립과학재단(NSF)과 에너지부(DOE)가 공동 운영하는 루빈천문대가 지난 6월 본격적인 관측을 시작한 이후 거둔 주요 결실 중 하나다. 루빈천문대는 지금까지 명왕성 너머 구역에서 약 2,300개의 새로운 천체를 식별해냈으며, 이는 해당 구역의 알려진 천체 수를 기존보다 50%나 증가시킨 수치다. 특히 이번에 포착된 '2026 ED138'은 루빈천문대가 찾아낸 천체들 중 가장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그동안 이 천체는 수많은 별이 밀집된 은하수 평면 근처에 위치해 있어 그 빛이 별들에 묻혀 발견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32억 화소의 초고해상도 카메라와 8.4m 지름의 반사경을 갖춘 루빈천문대의 탁월한 식별력이 빛을 발했다. 보름달 크기의 45배에 달하는 광활한 시야를 가진 이 천문대는 3일마다 남반구 하늘 전체를 훑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홀먼 박사는 향후 10년간 남쪽 하늘을 반복적으로 촬영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이전 조사에서 놓쳤던 다른 숨은 왜행성들도 추가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