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침체 속 에너지저장장치(ESS)가 구원투수로
한국 배터리 산업이 정체되었던 전기차 프로젝트들이 다시 가동되고, 미국 내 전기차 수요 둔화를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상쇄하면서 완만한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고 업계 리더가 밝혔다. 엄기천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회장이자 포스코퓨처엠 CEO인 엄기천 회장은 지난 해 말부터 전 세계 전기차 관련 프로젝트들이 재개되기 시작함에 따라 배터리 공급망 전반에 걸쳐 점진적인 반등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 배터리 산업의 날' 행사를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엄 회장은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러한 회복세가 아직 배터리 소재를 공급하는 업체들까지는 온전히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엄 회장은 AI 데이터 센터 확충에 따른 ESS 수요 급증과 유럽 내 견고한 전기차 판매 실적이 이번 업황 전환의 핵심 동력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주춤했으나 AI 데이터 센터가 이끄는 ESS 수요가 한국 배터리 기업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으며, 유럽 전기차 시장 또한 20~3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주 잔량과 공장 가동률이 향후 성장 지표
업황의 단기적 회복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엄 회장은 공장 가동률과 출하량을 꼽았다. 아울러 향후 2~3년에 걸쳐 매출로 전환되는 수주 잔량은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긍정적인 전망은 이미 포스코퓨처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배터리 소재 전문 기업인 포스코퓨처엠은 2025년 하반기부터 약 150만 톤 규모의 양극재 및 음극재 공급 계약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또한 연말까지 약 120만 톤 규모의 계약을 추가로 체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누적 수주량을 250만~270만 톤 사이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회사는 2027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출하와 공장 가동률 상승이 시작될 것으로 보며, 2028년부터는 판매량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액 공제의 사각지대와 직접 지원책 필요성
정부 지원책과 관련해 엄 회장은 국내 생산 세액 공제안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적자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배터리 공급사들에게는 혜lement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해당 인센티브가 법인세 감면 방식이기 때문에, 당장 과세 대상 수익이 없는 기업들은 즉각적인 도움을 받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한국배터리산업협회는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국회 및 산업통상자원부와 협력하여 직접적인 현금 환급 메커니즘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