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억 달러 규모 인프라 계약 체결과 사업 구조
네이버가 글로벌 투자사인 브룩필드와 손잡고 약 90억 달러(한화 약 12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보 계약을 맺으며 'AI 팩토리' 사업의 본격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다만 이번 대규모 인프라 구축이 실제 글로벌 고객사 유치와 수익 창출로 직결될 수 있을지가 향후 사업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2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대규모 인프라를 통해 글로벌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으나, 실제 수요를 확보해 수익성을 증명해야 하는 단계에 직면해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7일 체결된 이번 계약에 따라 브룩필드 측은 '에셋코(Asset Co·가칭)'라는 특수목적법인(SPV)을 설립하여 GPU와 데이터센터 등 핵심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게 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 에셋코로부터 GPU 기반의 컴퓨팅 서비스를 공급받아 이를 다시 고객사들에게 제공하는 방식을 취할 예정이다. 에셋코는 브룩필드가 100% 자본을 출자해 설립하지만,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의 지배력 판단 기준에 따라 네이버의 종속회사로 편입된다. 이는 네이버가 직접적인 자금 투입 없이 외부 자본을 활용해 인프라를 구축하는 전략적 구조다.
엔비디아 지분 투자와 데이터센터 가동 로드맵
이번 인프라 확보 행보는 네이버와 엔비디아 간의 전략적 협력 관계와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네이버는 지난 7월 엔비디아를 대상으로 10억 달러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바 있으며,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네이버 지분 약 4.5%를 보유하게 된다. 발행 예정인 보통주는 총 724만 1564주이며 주당 가격은 20만 4500원이다. 이번 인프라 계약이 성사되면서 엔비디아의 전략적 지분 투자를 위한 선결 조건 또한 모두 충족되었다.
확보된 인프라는 네이버의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을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네이버의 가동 계획에 따르면 2027년 상반기에 55㎿ 규모의 인프라를 우선 가동하며, 같은 해 말에는 100㎿까지 확대한다. 이후 2028년 말에는 200㎿ 규모로 운영 능력을 키울 방침이며, 궁극적으로는 1GW급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해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클라우드는 약 18조 7400억 원 규모의 서비스형 GPU(GPUaaS) 공급대금에 대한 지급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네이버 측은 이러한 보증이 계약 이행의 신뢰를 위한 조치일 뿐, 실제 즉각적인 현금 유출이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증권가 전망: 매출 성장과 사업 가치 재평가
자금 조달의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이제 실제 매출 발생 여부로 쏠리고 있다. 하나증권의 이준호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네이버의 네오클라우드 사업이 강력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네오클라우드 매출이 2027년 1조 566억 원을 거쳐 2028년에는 3조 3606억 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추정했으며, 이에 따른 영업이익 역시 2027년 2738억 원, 2028년 1조 706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사업이 투자 단계를 지나 실제 서비스 공급 단계로 진입하고 있으며, 향후 6개월 내에 고객사 계약과 GPU 설치를 통한 초기 매출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신증권의 정해창 연구원 역시 이번 계약이 대규모 외부 자본을 통한 인프라 조달 구조를 구체화함으로써 자금 조달 리스크를 완화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네이버가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글로벌 AI 생태계에 편입된 만큼, 이미 글로벌 고객사(테넌트)와의 협상이 진행 중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조만간 발표될 글로벌 AI 기업과의 계약 내용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계약의 규모와 기간이 확인될 경우 매출 가시성이 높아짐과 동시에 네이버의 사업 가치가 재평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