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명령 무시한 채 미국행 택한 보우소나루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뒤 사법부의 출국 금지 조치를 위반하고 브라질을 탈출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28일(현지시간) 미국 땅을 밟았다. 그는 이번 이동이 정치적 박해를 피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강조하며, 망명지에서도 조국을 위해 활동할 것이라는 의지를 피력했다.
현지 매체 CNN의 보도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의원은 이날 아내 및 두 딸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오파로카 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공항에 도착한 이들 가족은 우산을 활용해 얼굴을 가린 채 이동하며 외부 노출을 최소화했다.
“정치적 탄압 피해 조국 이끌 것” 선언
보우소나루 의원은 공식 성명을 통해 스스로를 '브라질의 지도자'라고 규정하며, 이번 출국이 도망이 아닌 조국을 위한 결단이었음을 명확히 했다. 그는 집권 세력과 사법 체계가 자신을 향해 정치적 탄압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가족의 안녕과 정치적 자유를 보장받기 위해 불가피하게 떠나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현지에서 야권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보우소나루 의원은 브라질 내부에서는 발언할 수 없는 내용들을 이곳에서 전달하고, 현지인들이 감당하기 힘든 위험까지 자신이 직접 짊어지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정부의 독재를 저지하기 위해 모든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에 감사… 은밀하게 진행된 탈출
그는 자신과 가족을 수용해 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의원의 브라질 이탈 소식이 전해진 직후, 그의 미국 입국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보우소나루 의원 측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그는 현재 브라질 내에서 진행 중인 부패 및 자금 세탁 관련 수사로 인해 체포될 가능성을 매우 우려해 왔다. 이번 출국 과정은 선거 캠프의 책임자조차 구체적인 행방을 파악하지 못했을 정도로 극비리에 추진되었다. 그는 27일 밤 아르헨티나를 거쳐 에콰도르행 항공편을 이용해 이동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대선 패배와 사법적 압박의 배경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장남인 플라비우 의원은 지난 25일 치러진 대선 결선 투표에서 현직인 룰라 대통령에게 약 443만 표 차이로 밀려 패배했다. 선거 직후인 대선 다음 날, 그는 자금 세탁 의혹과 관련하여 대법원으로부터 24시간 이내에 여권을 반납하라는 명령을 받았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은 채 출국을 강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