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투표지 검증 마친 특검, 신뢰 회복 강조

이태한 특별검사팀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보관된 투표지 247만 장에 대한 공개 검증 작업을 29일 마무리했다. 특검은 이번 검증 절차를 통해 투표 제도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다시 세워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으나,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측에서는 검증 과정 자체가 이미 오염되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특검팀은 전날 오전 10시 50분부터 이날 0시 38분경까지 긴 시간 동안 투표지 247만 장을 하나하나 검토했다. 이 과정에서 참관인들이 제기한 이의를 수용하여 특정 투표지 박스 전체를 임의로 제출받기도 했다. 특검은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한 상당수의 투표지를 이미 선별해 두었으며, 향후 정밀한 감정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오늘의 검증 결과가 정치적 추측이나 주관적 판단이 아닌, 객관적인 자료와 입증된 증거에 근거해 평가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향후 필요한 확인 사항은 법령과 절차에 따라 엄정히 조사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밀 계수와 촬영 허가, 그리고 현장의 갈등

이번 검증을 위해 선관위로부터 지원받은 500명의 직원이 투표지 247만 장을 계수하며 기표 및 인쇄 상태를 일일이 확인했다. 이상 징후가 포착된 투표지는 따로 분류하여 광학 장비를 통한 추가 검증을 진행했다. 모든 계수 과정은 여야 국회의원과 시민 참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카메라로 기록되었으며, 국민의힘 측 참관인들의 요청에 따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참관인에게 각각 1대의 촬영 장비를 지급해 제한적인 촬영을 허가했다. 특검은 조작이나 편파 수사 논란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참관인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하지만 검증 현장에서는 일부 참관인의 강력한 항의가 터져 나왔다. 한 참관인 A씨는 본인이 지참한 광학 장비를 사용하게 해달라고 고성을 지르며 요구했으나,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조끼와 비표를 반납하고 현장을 떠났다. 특검 측이 오후 7시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공지했으나, A씨를 포함한 일행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146일 만의 투표함 반출, 이어지는 시위대 움직임

핸드볼경기장을 146일 동안 봉쇄하며 시위를 이어온 이른바 '올공 시위대'는 투표함이 반출되자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시위 참가자 B씨는 투표함이 모두 빠져나간 상황에서 경기장을 지키는 것이 무의미하다며, 특검이나 대법원으로 이동해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6·3 지방선거 본투표일부터 넉 달간 이곳에서 텐트 생활을 해온 C씨 역시 공원 측의 철거 요구가 있더라도 구호 제창은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일부 시위대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특검 사무실과 가장 가까운 교대역 7번 출구로 집결하자는 내용을 공유했으며, 실제로 이날 오후 교대역 인근에서 시위가 진행되었다. 투표지 반출이 완료됨에 따라 경기장을 지키던 경찰 인력도 대폭 감소했다. 이날 오후 투표지 반출 경로였던 1-2 게이트 앞에는 10여 명의 경찰관이 배치되어 바리케이드를 설치한 채 입구를 통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