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버티지 못한 기둥, 연쇄 붕괴로 이어져
지난해 11월, 노동자 7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2명에게 부상을 입힌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붕괴 사고의 핵심 원인이 기둥의 과도한 절단으로 밝혀졌다. 국토교통부가 30일 발표한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붕괴사고 조사위원회(조사위)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폭파 해체 전 수행된 사전 취약화 작업 과정에서 기둥을 지나치게 많이 잘라낸 것이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다.
사고 당시 현장에서는 폭파 철거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기둥과 보 등 구조물의 일부를 미리 제거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기둥이 상부 구조물의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휘어지며 꺾이는 ‘국부좌절’ 현상이 나타났고, 이것이 구조물 전체의 연쇄적인 붕괴로 확산된 것으로 조사위는 판단했다.
설계 오류와 수치 계산의 치명적 실수
조사 결과, 기둥을 과하게 절단하게 된 배경에는 구조 검토 과정에서의 데이터 오류와 기술적 미흡함이 존재했다. 보일러타워는 높이 올라갈수록 기둥 철판의 두께가 얇아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나, 작업 측은 지상층의 측정값만을 토대로 상부 기둥 전체의 두께를 일괄 적용하는 실수를 범했다. 실제 붕괴가 시작된 지점인 26.2~27.2m 높이의 기둥 두께는 15mm였음에도, 구조 검토 시에는 이를 24mm로 잘못 계산한 것이다.
하중 계산에서도 심각한 오류가 발견됐다. 구조물의 실제 무게는 3525.8t이었으나, 검토 과정에서는 이보다 약 520t 적은 3005.8t으로 산정됐다. 결과적으로 기둥이 견딜 수 있는 능력은 실제보다 크게 과대평가된 반면, 기둥이 감당해야 할 무게는 지나치게 과소평가된 셈이다.
관리 감독 부재와 재발 방지 대책
시공사와 발주처의 관리 소홀 문제도 지적됐다. 원도급사인 HJ중공업은 전문 업체의 판단을 그대로 수용하며 시공 상세도가 현장 상황과 일치하는지 면밀히 확인하지 않았고, 발주자인 한국동서발전 역시 공사 참여 주체들에 대한 체계적인 총괄 관리에 실패했다. 조사위는 재발을 막기 위해 해체 공사 현장 조사 강화와 기술 기준 마련, 설계 및 시공 관리의 엄격화, 발주자 책임 강화 등을 제안했다.
조사위는 다음 달 국토부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해당 내용은 국토부 홈페이지와 건설안전 종합정보망을 통해 공개된다. 국토부는 이번 결과와 서소문고 철거 사고 조사를 종합해 해체 공사 제도 개선안을 도출하고, 법령 위반 사항에 대한 행정 처분과 수사가 신속히 진행되도록 관계 기관에 협조할 방침이다. 한편, 지난해 11월 6일 울산 남구 울산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는 높이 63.4m의 5호기 보일러타워가 무너지며 대형 인명 피해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