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교섭, 시민단체의 경남도 개입 요구
한화오션과 하청노동자 노조 사이의 단체교섭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공전하고 있다. 이에 경남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은 교섭의 원만한 타결을 이끌어내기 위해 경남도지사가 직접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열린사회희망연대를 포함한 경남 지역 24개 시민사회단체가 결성한 ‘한화오션 하청노동자 원청교섭 쟁취 경남대책위원회’는 29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대책위 측은 교섭이 시작되기는 했으나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가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지역 노동자들의 생존권 보호와 경남 경제의 안정을 위해 경남도지사의 적극적인 행보를 강력히 요청했다.
약속 저버린 한화오션과 책임 회피 논란
이병하 대책위 상임공동대표는 2년 전 한화오션 대표이사가 대책위와 협상하며 했던 발언을 상기시켰다. 당시 경영 정상화를 통해 흑자를 달성할 경우 하청노동자들을 위한 상생기금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으나, 현재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화오션 측은 오히려 하청노조와의 단체교섭을 회피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성실한 교섭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경남도의 역할을 강조했다.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의 김일식 지부장 역시 한화오션이 하청노동자에 대한 사용자성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교섭 과정에서는 하청업체라는 방패 뒤로 숨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김 지부장은 차별과 불평등을 해소하고 원활한 원청 교섭이 진행될 수 있도록 경남도가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막농성에서 고공농성까지, 길어지는 투쟁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와 웰리브지회로 구성된 한화오션 하청노조는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지난 4월 13일부터 천막농성을 이어왔다. 천막농성이 218일째를 맞이하던 지난달 30일 낮 12시 30분에는 강인석 지회장을 포함한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집행부 6명이 크레인 위로 올라가 고공농성을 전개했다. 이러한 투쟁 끝에 지난 8일 양측의 단체교섭이 비로소 시작되었다.
교섭 쟁점과 향후 일정
하지만 교섭의 진전은 미미한 상태다. 한화오션은 지난 22일 진행된 제3차 교섭에서 하청노조가 제시한 36개 요구 조항 중, 노동안전차별 개선(5개 조항)과 안전한 일터를 위한 노동환경 개선(1개 조항) 등 총 6개 항목에 대해서만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반면 임금, 복지, 고용, 노동조합 활동과 관련된 나머지 30개 조항에 대해서는 교섭을 거부하고 나섰다.
양측은 오는 3일 실무협상을 진행한 뒤, 5일 제5차 단체교섭을 열어 남은 쟁점들에 대한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