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담배 제품군에서 1군 발암물질 확인
국내에서 유통되는 담배 465개 품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전자담배를 비롯한 모든 종류의 제품에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분류한 1군 발암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1군 발암물질은 인간에게 암을 유발한다는 인과관계가 명확히 입증된 물질을 의미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담배의 제품명과 함께 유해 성분의 구체적인 검출량을 대중에 처음으로 공개한 이번 조사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104개 전 제품에서는 비인두암과 골수성 백혈병의 원인이 되는 포름알데히드가 확인됐다. 또한 액상형 전자담배 일부 제품에서는 피부암, 폐암, 방광암을 유발할 수 있는 비소가 검출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 29일 국내에서 제조되거나 수입되는 담배 465개 제품에 대한 유해 성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일반적인 궐련 담배의 경우, 256개에 달하는 모든 제품에서 벤젠, 포름알데히드, 카드뮴 성분이 공통적으로 발견됐다. 특히 카드뮴은 폐암을 비롯해 뼈 질환과 신장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 물질이다. 이와 함께 식도암 관련 물질인 NNN과 폐암 유발 물질인 NNK, 그리고 벤조피렌 역시 각각 255개 제품과 1개 제품군에서 검출되며 높은 유해성을 드러냈다.
타르 함량과 유해 성분 간의 불일치
제품에 표시된 타르 수치가 낮다고 해서 유해 성분까지 적은 것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KT&G의 '에쎄 체인지 1㎎'과 '에쎄 체인지 4㎎'을 비교해 보면, 표기된 타르량은 4배의 격차가 있으나 실제 검출된 양은 개비당 각각 22.3㎎과 21.3㎎으로 단 1㎎ 차이만을 보였다. 오히려 1,3-부타디엔, 이소프렌, 벤젠, 벤조피렌 등의 성분은 1㎎ 제품에서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백혈병 유발 가능성이 있는 1,3-부타디엔의 경우, 1㎎ 제품이 96.5㎍으로 측정되어 4㎎ 제품의 85.0㎍보다 약 13.5% 더 많은 양이 검출됐다.
전자담배의 위험성과 정부의 향후 대책
담뱃잎을 태우지 않고 가열하는 방식인 궐련형 전자담배 역시 안전지대가 아니었다. 조사 대상인 104개 전 제품의 배출물에서 포름알데히드가 개비당 5.4~12.1㎍ 사이로 검출됐으며, NNN은 87개, NNK는 88개 제품에서 확인됐다. 벤조피렌은 1개 제품에서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액상형 전자담배의 경우 105개 제품 중 99개에서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으며, NNN과 비소는 각각 2개 제품에서, NNK는 1개 제품에서 검출됐다. 특히 비소는 장기 노출 시 피부암이나 방광암, 폐암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피부 각화증이나 색소 침착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정부는 검사 범위를 무연담배와 시가, 물담배까지 확대하고, 신제품에 대해서는 출시 후 한 달 이내에 검사를 의뢰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더불어 담배 회사가 성분 사용 목적을 제출하도록 강제하고, 흡연을 유도하는 과일향이나 멘톨향 등 특정 첨가물의 사용을 금지하는 규제도 논의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