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에 안주하지 마라" 전영현 부회장의 경고
삼성전자의 양대 부문을 이끄는 대표이사들이 글로벌 테크 기업 중 최초로 달성한 분기 영업이익 100조 원이라는 기록적인 성과 앞에서도 기술력 강화를 통한 위기 극복을 주문했다. 반도체(DS) 사업을 총괄하는 전영현 DS 부문 대표이사 겸 부회장은 창립 57주년을 맞아 발표한 기념사를 통해, AI 성장에 따른 시장 상황의 수혜를 자축하기보다는 현재의 위치와 경쟁력을 냉정하게 진단하며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부회장은 시장의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할 수 없으며, 외부로부터의 도전 또한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 부회장은 최근의 실적 개선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기술적 우위가 완전히 회복되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초격차라는 가치가 단순한 선언이나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되며, 고객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압도적인 품질과 기술력으로 증명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시장 상황이 좋을 때일수록 겸손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이며, 호황을 빌미로 고객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시장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행위를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는 반도체 초호황기 속에서 구성원들이 느슨해지는 것을 막고, 고객 신뢰와 기술 초격차를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DX 부문, AI 전환과 공급망 리스크 대응 주력
완제품(DX) 부문을 책임지는 노태문 대표이사(사장) 역시 별도의 기념사를 통해 메모리 가격 급등 등 대외 변수에 따른 위기 극복을 위한 경쟁력 회복을 강조했다. 노 사장은 AI가 산업 전반의 구조를 재편하는 흐름 속에서 제품의 완성도와 품질이라는 근원적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신제품과 신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은 물론, AI 전환(AX)을 통해 기업의 일하는 방식과 미래 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을 이루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 사장은 공급망 리스크와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인 공급망 센싱 및 관리 역량을 강화하여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AI 기술이 접목된 인텔리전트 아이웨어와 AI 컴패니언 디바이스를 비롯해 로봇, 공조, 전장 등 신사업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강조했다. 노 사장은 현재 DX 부문이 어려운 경영 환경에 처해 있지만, 지금의 노력이 더 큰 도약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실용적 변화, 기념식 대신 메시지로 대체
올해 삼성전자는 예년의 관례와 달리 창립기념 행사를 치르는 대신 기념사 발표로 갈음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60주년이나 70주년과 같은 10년 단위의 '정주년'에만 별도의 기념식을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변화는 올해 신년 메시지 발표 시 별도의 행사를 갖지 않았던 기조와도 맥을 같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