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로 갈린 애플의 신제품 홍보 이미지

애플이 새롭게 선보인 아이패드 미니의 홍보용 이미지가 국가별로 상이하게 적용된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한국 공식 웹사이트에서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엄지와 검지로 제품을 잡고 있는 손가락 모양이 삭제된 것이 확인됐다. 이를 두고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남성 비하 집게손 논란'을 의식해, 글로벌 기업인 애플이 선제적으로 이미지를 수정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노트북체크를 포함한 전문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신형 아이패드 미니의 마케팅 이미지를 지역마다 다르게 게시했다. 미국이나 중국 등 대부분의 국가용 공식 홈페이지에는 기기의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감을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엄지와 검지로 제품 측면을 가볍게 집어 든 손의 모습이 담겨 있다. 그러나 한국 홈페이지의 동일한 구도 이미지에는 제품을 쥐고 있던 손이 완전히 사라진 채 기기의 측면 단면만 노출되어 있다.

젠더 갈등과 기업의 리스크 관리

해외 언론들은 이러한 차이가 한국 사회 내 특정 손동작을 둘러싼 갈등에서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엄지와 검지를 좁게 모으는 동작이 국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특정 신체 부위를 비하하는 극단적 페미니즘의 남성 혐오 표현으로 지목되며 갈등의 불씨가 되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산업계에서도 이와 유사한 논란으로 진통을 겪은 사례가 많다. 2023년에는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홍보 영상 속 캐릭터 동작이 의혹에 휩싸이며 사과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특정 작업자에 대한 신상 털기와 표적 공격이 이어졌으나, 해당 작업자가 40대 남성 애니메이터로 밝혀지면서 과도한 마녀사냥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애플의 이러한 '한국형 맞춤 수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슬림형 스마트폰 모델을 홍보할 당시에도 전 세계 100여 개국 도메인에는 두 손가락으로 기기를 잡은 사진을 사용했으나, 유독 한국 홈페이지에서만 해당 동작을 삭제한 바 있다. 이러한 행보는 글로벌 기업이 불필요한 논란이나 사과, 불매 운동과 같은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내린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편으로는 일상적인 동작이나 제품의 특성을 보여주는 디자인 요소조차 혐오 논란의 프레임에 갇혀 검열되는 한국의 특수한 젠더 갈등 현실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