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AI 투자 수요와 자금 조달의 한계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금융권과 투자자들의 자금 공급 능력에 한계가 도달했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습니다. 현지 시각 27일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기업들이 AI와 관련하여 조달한 부채 규모는 4,600억 달러라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향후 AI 관련 기업들이 추가로 확보해야 할 자금은 수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어 자금난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블룸버그가 금융업계 관계자 30여 명을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자금을 마련하는 환경은 불과 몇 달 전과 비교해 훨씬 까다로워진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투기등급 채권과 레버리지론 시장에서는 최소 18건의 데이터센터 관련 금융거래가 10%를 넘어서는 두 자릿수 금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AI 클라우드 전문 기업인 볼타 인프라스트럭처의 50억 달러 규모 대출 상품을 투자자들에게 매각하는 과정에서, 가격을 낮추고 연 수익률을 11% 이상으로 상향 조정해야만 했습니다.

치솟는 금리와 데이터센터 금융 시장의 위기

우량한 데이터센터 자산을 기반으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의 금리 역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초 5% 미만이었던 금리는 최근 7% 수준까지 올라선 상태입니다. 모건스탠리는 이러한 금리 추세가 지속되어 8%에 육박할 경우,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시타델증권은 AI 대출 시장의 위험 요소가 중소형 데이터센터 운영사를 넘어 거대 기술기업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만약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대출 상환에 실패할 경우, 이들에게 자금을 지원하거나 장기적인 구매 계약을 맺은 대형 빅테크 기업들까지 연쇄적인 부담을 떠안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타델의 터커 로버츠 애널리스트는 향후 핵심적인 쟁점이 대형 기술기업의 신용도 그 자체보다는, 이들과 연결된 막대한 규모의 부채를 실제로 인수해 줄 투자자가 충분히 존재하느냐가 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신용 위험 확산과 금융권의 신중한 대응

AI 관련 기업들의 신용 위험은 신용부도스와프(CDS)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관찰됩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주 오라클의 CDS 비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스페이스X와 엔비디아, 메타의 CDS 비용 또한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브로드컴을 포함한 주요 AI 관련 기업들에 대해서도 신용 위험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는 분위기입니다. 투자등급 기술기업 채권의 평균 수익률은 약 6%로 집계되었는데, 이는 1년 전보다 1.4%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우량 빅테크 기업들조차 과거보다 높은 비용을 지불하며 자금을 조달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재 은행권이 특정 기업에 대한 대출 한도를 설정하거나 위험도가 높은 대출 건을 타 투자자에게 넘기는 등, 2008년 금융위기 직전보다 훨씬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은행권에서 밀려난 위험 자산들이 사모신용시장과 채권시장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점은 새로운 금융 불안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