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적 방화와 살인 고의성 인정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빌딩 두 곳에 연쇄로 불을 질러 26명의 부상자를 발생시킨 70대 남성 이아무개(77) 씨가 검찰로 넘겨졌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29일, 현존건조물방화치상 및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하여 이 씨를 서울중앙지방공소청에 구속 송치했다고 발표했다. 당초 경찰은 구속영장 신청 단계에서 현존건조물방화치상 혐의만을 검토했으나, 이 씨가 방화 직전 특정 인물을 확인하려 했다는 피해자의 진술을 새롭게 확보함에 따라 살인미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연쇄 방화로 인한 대규모 인명 피해

사건은 지난 20일 오전 11시 54분경, 강남구 역삼동 신명빌딩 3층에 위치한 ㄱ특허법인 건물에서 시작되었다. 이 씨는 약 7분 뒤인 낮 12시 1분경, 인근 한양빌딩 4층에 입주한 ㄴ특허법인 건물에도 잇따라 불을 질렀다. 이로 인해 총 26명이 기도 화상 등 다양한 상해를 입었으며, 피해자 중 변리사 1명은 심정지 상태로 긴급 병원 이송되어 치료를 받고 있다. 체포 직후 이 씨는 해당 법인들이 허위 특허증을 발행하는 등의 사기 행각을 벌였다며, 이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세상에 알리기 위해 겁을 주려 했다고 일관된 주장을 펼쳤다.

치밀한 범행 준비와 잔혹한 수법

경찰은 이 씨의 고의성 없는 주장과 달리 이번 사건이 철저히 계획된 범행이라고 판단했다. 조사 결과 이 씨는 범행 전 휘발유 17L와 라이터 2개를 준비했으며, 휘발유를 숨기기 위해 식초와 까나리액젓 통까지 마련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씨는 사무실에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특정인의 근무 여부를 확인하는 등 사전 조사를 거쳤으며, 유일한 탈출로 앞에 다량의 휘발유를 뿌린 뒤 망설임 없이 불을 지르고 도주했다. 이러한 정황은 불특정 다수에 대한 살해 의도가 충분했다고 보는 근거가 되었다.

피의자 신상 공개 결정

경찰은 전날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이 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의결했다. 피해 규모가 매우 크고 범행 방식이 잔인하다는 점, 그리고 혐의를 입증할 객적인 증거가 다수 확보되었다는 점이 결정적인 이유로 꼽혔다. 이 씨의 신상정보는 관련 법령에 따라 오는 다음 달 3일 오전 9시부터 30일 동안 서울경찰청 공식 누리집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