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12인과 함께 달리는 2호선 순환 열차

오는 11월 1일 '시의 날'을 기념하여 나태주, 도종환, 신달자, 박준을 포함한 총 12명의 시인이 서울 지하철 2호선 열차 안에서 시민들을 위한 시 낭송회를 개최한다. 서울시는 이번 행사가 '시 읽는 서울 지하철–순환, 공감, 생명 그리고 사람'이라는 주제로 진행된다고 30일 발표했다. 서울시 민간축제 육성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이번 축제는 문학의집서울이 주관하며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후원한다.

지하철을 이용한 문학 여행은 낮 12시 시청역에서 출발하는 내선순환 열차(시청에서 을지로입구 방향)를 통해 시작된다. 주최 측은 이번 여정의 기점이 되는 시청역에 '시를 듣는 역'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했다. 열차는 총 43개 역을 거쳐 48.8㎞를 이동하며 약 90분 동안 순환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 시인들은 자신의 시를 낭송하고 작품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를 시민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7개 역을 거치며 이어지는 문학의 향연

이번 공연에는 고선경, 곽효환, 김종훈, 나태주, 도종환, 문태준, 박준, 신달자, 안희연, 장석남, 최동호, 황인찬 등 저명한 시인 12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시청역을 시작으로 상왕십리, 강변, 역삼, 서울대입구, 문래, 신촌 등 총 7개의 역에서 차례로 열차에 합류한다. 공연의 서막은 최동호와 곽효환 시인이 시청역에서 열게 된다. 상왕십리역에서는 나태주 시인이 '멀리서 빈다'를 읊조리며, 김종훈 문학평론가가 왕십리와 김소월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강변역에서는 문태준 시인과 함께 시민 시 공모전 당선자인 이영진, 고용석 씨가 작품 낭독에 나선다.

이어지는 역에서는 신달자 시인이 역삼역에서 '헌화가'를 선보이며, 서울대입구역에서는 도종환과 안희연 시인이 무대에 오른다. 문래역에서는 박준과 황인찬 시인이, 마지막으로 신촌역에서는 장석남과 고선경 시인이 시민들과 만난다. 행사는 2호선 내선순환 열차의 첫 번째 객차(1-1~1-4 승차 구역)에서 진행되며 별도의 사전 예약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최영아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고 아코디언 연주자 정태호와 기타리스트 박윤우가 음악을 더한다. 다만 당일 열차 내 혼잡도에 따라 안전을 위해 특정 객실의 탑승을 제한할 수 있다.

서울시청 지하 갤러리에서 열리는 미니 콘서트

지하철 여정이 끝난 뒤인 오후 1시 40분부터는 서울시청 지하에 위치한 서울갤러리에서 '시를 사랑해'라는 제목의 미니 시 콘서트가 개최된다. 이 무대에서는 연극배우 박정자가 윤동주의 '쉽게 씌어진 시'를 낭독할 예정이며, 크로스오버 테너 박완과 소프라노 김성혜 등도 공연에 참여한다. 서울시는 이번 축제의 전 과정을 유튜브 채널 '라이브서울'을 통해 실시간으로 송출한다.

서울시는 지난 2008년부터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시를 접할 수 있도록 지하철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시를 게시하는 사업을 지속해 왔다. 민수홍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이번 행사가 시인들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서울을 한 바퀴 도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동 수단인 지하철이 문화예술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