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자로·위고비 독주 체제에 도전장 던진 '에페'

국산 최초의 비만치료제인 한미약품의 ‘에페’가 오늘부터 의료 현장에서 처방을 시작한다. 에페는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가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국내 비만 치료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도전자로 꼽힌다. 한미약품은 연간 2조 원 규모에 달하는 국내 GLP-1 계열 비만약 시장에서 에페의 점유율을 확보해 삼자 경쟁 구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22일 제품 출하를 마친 에페는 29일부터 일부 의료기관을 통해 본격적인 처방 단계에 돌입한다.

한국인 맞춤형 임상 데이터와 작동 기전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에 작용하여 식욕을 억제하는 원리를 가진다. 위장관과 중추 신경계에 분포한 수용체에 작용함으로써 음식물의 위 배출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투여 용량은 2㎎부터 10㎎까지 2㎎ 단위로 구성되어 있으며, 환자는 2㎎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용량을 높여 최종적으로 10㎎ 제품을 투약하게 된다. 한미약품은 특히 에페가 한국인을 타깃으로 개발되었다는 점을 차별점으로 내세운다. 후보물질의 발굴부터 상업화 단계까지 국내에서 직접 수행했으며, 한국인 대상의 임상 데이터도 확보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결과, 40주간 투약한 그룹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9.75%를 기록했으며 일부 환자에게서는 최대 30%에 달하는 체중 감소가 나타났다고 한미약품 측은 설명했다.

기존 치료제 대비 압도적인 가격 우위

에페는 기존 글로벌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체중 감량 효과는 다소 낮을 수 있으나, 가격 면에서는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 에페의 초기 4주 공급가는 12만 9,800원이다. 이후 투약 기간에 따라 5~8주 차에는 22만 8,800원, 9~12주 차에는 27만 7,200원, 13주 이후부터는 4주 기준 29만 9,200원의 공급가가 책정되었다. 이는 최저 용량 기준 4주 공급가가 약 27만 원인 마운자로나 21만 원 수준인 위고비와 비교해 훨씬 저렴한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에페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가격 경쟁력 유지와 더불어 실제적인 체중 감량 효과를 얼마나 입증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