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하락한 계층 이동성
지난 1년간 소득 수준이 개선된 국민의 비율이 17%에 불과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9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소득이동통계 결과’에 따르면, 전체 국민 중 소득분위가 변화한 비율인 소득이동성은 33.0%로 집계되어 전년 대비 1.2%포인트 하락했다. 이러한 하락세는 2021년 35%를 기록한 이후 4년째 이어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소득 구간이 한 단계라도 상승한 비율은 16.9%로, 지난해보다 0.5%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소득이 하락한 비율 역시 16.1%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0.7%포인트 낮아졌다. 이처럼 상향과 하향 이동 비율이 모두 2017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보임에 따라, 사회 전반의 계층 고착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청년층 위축과 노년층의 미세한 변화
연령대별로는 15세에서 39세 사이의 청년층에서 이동성 부진이 뚜렷하게 관찰됐다. 원래 청년층은 신규 취업과 높은 임금 상승률을 바탕으로 계층 이동의 역동성이 가장 활발한 세대로 분류되지만, 이번 조사에서 이들의 소득분위 상향 비율은 22.4%로 나타나 전년(23.0%) 대비 0.6%포인트 줄어들었다.
중장년층(40~64세)의 소득구간 상승 비율 또한 14.7%에서 14.5%로 0.2%포인트 하락하며 정체 양상을 보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65세 이상 노년층의 소득 상승 비율은 9.9%에서 10.0%로 소폭 반등했다. 이는 정부가 추진해 온 노인일자리 사업 확대가 수치에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AI 등장과 소득 양극화의 인과관계
최바울 국가데이터연구원 정책통계연구실장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생성형 AI의 영향을 지목했다. 최 실장은 챗GPT와 같은 AI 기술의 등장 이후 신규 채용 규모가 축소되면서 청년층의 고용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근로자들의 임금 증가 속도가 경제성장률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경제 성장의 결실이 가계로 온전히 전달되지 못한 점도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소득 양극화의 양상도 더욱 뚜렷해졌다. 소득 하위 20%에 속하는 1분위 계층이 다음 해에 2~5분위로 진입하는 ‘1분위 탈출률’은 29.3%를 기록해 전년(29.9%)보다 0.6%포인트 하락하며 빈곤 탈출이 어려워졌음을 보여줬다. 반면 상위 20%인 5분위 계층의 86.5%는 이듬해에도 동일한 구간을 유지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0.6%포인트 높아진 수치로 최상위권의 진입장벽이 더욱 견고해졌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