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쓰레기 포획하는 로봇팔과 반도체 공정 혁신 기술

인공위성에 실려 우주 공간의 잔해물을 수거하는 로봇팔과 반도체 웨이퍼 제조의 핵심인 연마 공정 장비가 올해의 10대 기계기술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생기원)은 원대희 인간중심로봇연구부문 수석연구원 팀이 완성한 우주 환경 동작 다관절 로봇팔과 조한철 극한공정제어그룹 수석연구원 팀의 반도체 웨이퍼 연마 공정 핵심 장치가 이번 기술 선정 명단에 포함됐다고 29일 발표했다. 이번 선정은 한국기계기술단체총연합회가 2013년부터 매년 실시해 온 것으로, 지난 1년간 국내에서 탄생한 기계 분야의 우수 제품과 기술을 엄선해 수여하는 상이다.

우주 로봇팔은 인공위성에 탑재되어 수명이 다한 위성 등 우주 쓰레기를 잡아 안전한 폐기 궤도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임무 성격에 따라 다목적 핸드나 물체를 움켜쥐는 그리퍼를 교체할 수 있어, 고장 난 위성을 수리하거나 연료를 다시 공급하는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발사 시에는 위성 내부에서 접힌 상태로 운송되다가 궤도에 진입한 후 펼쳐지는 구조를 갖췄다. 또한 연구팀은 미소중력 환경을 모사하여 근접 임무 수행 능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함으로써, 위성 발사 전 로봇팔의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기반 기술까지 확보했다.

반도체 품질 결정하는 연마 및 세정 장치 국산화 성공

조한철 수석연구원 연구팀은 반도체 기판인 웨이퍼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는 연마 공정용 핵심 장비 두 종을 개발했다. 반도체 집적회로를 적층하기 전에는 불량률을 낮추기 위해 웨이퍼 표면을 평탄하게 만드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 연마 과정에서는 패드를 이용해 기계적 힘으로 표면을 깎아내는데, 이때 패드가 마모되어 형상이 변하면 웨이퍼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연구팀은 패드의 두께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편차를 최소화하는 장치를 만들었으며, 연마 후 오염물을 씻어내는 세정 장치의 구조를 재설계해 기존 대비 부피를 70% 이상 줄이는 데 성공했다.

해당 연마 공정 기술은 이미 2025년 국내 장비 기업으로 이전된 상태다. 만약 상용화가 본격화되면 미국과 일본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글로벌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한 경쟁사들에 맞서 세계 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에 선정된 10대 기계기술에는 국방과학연구소의 국산 항공엔진 보호막, 생기원의 반도체 제조용 세정 장비 국산화, 엔덴틱스의 원격 음향 치아 신경치료, 테솔로의 경량 지능형 로봇손 기술, 한국기계연구원의 농업용 로봇 및 탄소중립 히트펌프, 성균관대의 뇌척수액 누출 판별 진단 기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항공기용 가스터빈 엔진 국산화 등이 포함됐다.

국가 전략산업을 위한 초격차 원천기술 확보 주력

우주 로봇팔 기술은 현재 실제 발사 환경과 유사한 진동 및 열진공 시험을 모두 통과한 상태다. 생기원은 국방과학연구소 및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협력하여 위성 체계 개발을 위한 기술 교류를 지속하고 있다. 손웅희 생기원장은 이번 선정에 대해 생기원이 추구해 온 현장 중심의 실전형 기술이 만들어낸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가 전략산업이 글로벌 공급망의 위기에 휘둘리지 않도록 초격차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실제 사업화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