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치 못 미친 삼성전자 주주환원책에 시장 급락

코스피 지수가 단 하루 만에 6000 고지를 내주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가 견조한 실적과 함께 주주환원 정책을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결과로 풀이된다.

29일 국내 증시는 전날보다 74.78포인트(1.24%) 하락한 5937.66에 장을 마감하며 60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 거래일 대비 18.05포인트(2.34%) 떨어진 753.23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6017.22로 출발하며 장 초반 1%가량 상승세를 보였으나, 오전 중 삼성전자의 3분기 확정 실적 발표가 이어지자 하락세로 반전됐다. 한때 지수는 5800선까지 밀리는 급박한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 내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343억원과 655억원을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으나 기관이 4447억원 규모의 매도 물량을 쏟아내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반도체 대형주 희비 엇갈려…SK하이닉스 홀로 상승

반도체 업종 내 대장주들의 향방은 극명하게 갈렸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4.13% 하락한 23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으나, SK하이닉스는 2.62% 상승한 152만6000원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최근 코스피는 앤트로픽의 나스닥 상장 추진 소식과 SK하이닉스의 호실적 및 대규모 주주환원책 발표에 힘입어 2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6000선을 회복한 바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급락 여파가 시장 전체를 압도하며 하루 만에 상승분을 반납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발표한 실적과 수십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책이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분석한다. 삼성전자의 공시에 따르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83.1% 폭증한 107조4405억원을 기록했으며, 매출 또한 126.9% 증가한 195조253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4분기 연속 분기 최대 실적 경신이다.

실적은 역대급, 그러나 구체적 계획 부재가 발목

삼성전자는 3분기 정규 분기배당을 포함해 총 30조원(1주당 4601원) 규모의 현금배당안을 내놓았다. 다만 구체적인 배당 방식과 세부 규모는 내년 1월 이사회 결정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메모리 업황의 견조함을 증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주주환원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아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반도체주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점과 삼성전자의 호실적이 이미 주가에 반영되어 있었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가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환원에 즉각 나서면서 코스피의 추가 낙폭은 일정 부분 제한될 수 있었다. 이날 기타법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382억원을 순매수하며 시장을 뒷받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