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데이터 가치에 주목한 골드만삭스의 승부수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가 국내 점유율 1위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티맵모빌리티의 인수를 추진하며 경영권 확보에 나선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티맵모빌리티의 운영사인 스퀘어와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 협상에서 골드만삭스는 스퀘어가 보유한 63.23%의 지분뿐만 아니라 어펄마캐피탈(9.83%),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9.83%), 국민은행(6.39%) 등 기존 사모펀드와 재무적 투자자들의 지분 일부를 함께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전체 지분의 60~70%를 확보해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임에 따라 인수가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골드만삭스는 티맵모빌리티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며 인수 금액을 약 7000억 원 규모로 책정했다. 티맵이 보유한 '한국 1위 내비게이션'으로서의 독보적인 경쟁력이 향후 자율주행 시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티맵은 벤츠, BMW, 볼보, 테슬라 등 국내에 유통되는 대다수 수입차 브랜드의 기본 내비게이션 시스템으로 탑재되어 있다. 스퀘어 측은 반도체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려는 전략적 판단에 따라 이번 매각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을 넘긴 이후에도 스퀘어는 일부 지분을 유지하며 주주로서 티맵과의 협력을 이어갈 전망이다.

21년 축적된 이동 데이터, 자율주행의 핵심 동력

티맵모빌리티는 SK텔레콤의 내비게이션 서비스에서 출발해, 2020년 12월 SK텔레콤의 모빌리티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하며 설립되었다. 2022년 외부 투자 유치 당시 티맵모빌리티가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2조 2000억 원에 달했는데, 이는 분사 직후 평가액인 1조 원보다 2.2배 높은 수치다. 지난 21년간 쌓아온 방대한 이용자 기반과 이동 데이터가 반영된 결과다.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도로 상황을 예측하고 안전한 판단을 내리는 데이터의 가치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으며, 이것이 골드만삭스가 인수를 결정한 결정적 배경이다.

티맵은 현재 월간 이용자 수가 1550만 명에 달하는 압도적 시장 지배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티맵 오토' 서비스가 벤츠와 BMW를 포함한 20여 개 수입차 브랜드의 115만 대 차량에 기본 탑재되어 있다는 점이 강력한 무기다. 최근 티맵은 단순 길 안내를 넘어 장소 추천과 콘텐츠 큐레이션을 제공하는 종합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매출 2835억 원, 영업손실 141억 원을 기록했으나 연간 기준 첫 순이익 141억 원을 달성했으며, 올해 6월에는 월간 기준 첫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며 AI 및 데이터 솔루션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결실을 보고 있다.

비핵심 사업 정리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재도약

티맵모빌리티는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비핵심 사업을 과감히 정리해 왔다. 2024년 12월 차량공유 서비스인 우티(UT) 지분을 매각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서울공항리무진과 굿서비스 등 대리운전 업체 매각을 완료했다. 올해 7월에는 공항리무진 지분을 정리하며 버스 사업부문까지 매각을 마쳤다. 스퀘어의 최태원 회장은 모빌리티 데이터와 반도체의 결합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왔으나, 그룹의 반도체 중심 사업 재편 의지에 따라 이번 매각이 추진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티맵모빌리티의 숙원이었던 기업공개(IPO) 역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상장을 검토했으나 수익성 부진과 자회사 중복 상장 논란으로 인해 난관을 겪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골드만삭스가 주인이 된다면 글로벌 네트워크와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중복 상장 이슈를 해소하고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미 일본 1위 택시 호출 플랫폼 '고(GO)'에 투자해 기업가치를 인정받게 하는 등 모빌리티 플랫폼 투자에서 성공 사례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골드만삭스가 인수 후 추가 투자를 통해 티맵의 글로벌 완성차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