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 정보 공개 약속과 상반된 부실 운영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의 도입에 발맞춰 주요 치안 정보를 국민에게 미리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던 경찰청이, 정작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정보공표'는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경향신문의 전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찰청 홈페이지에 등록된 사전정보공표 목록 중 상당수가 공백 상태이거나 업데이트가 중단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경찰청의 '사전정보공표 목록'을 전수 분석한 결과, 전체 238개의 공개 대상 정보 중 매년 또는 매월 정기적으로 공개하기로 약속한 173개 항목 가운데 2025년부터 2026년까지 꾸준히 자료가 게시된 것은 단 31개에 그쳤다. 특히 최근 자료가 올라왔더라도 지난 10년 동안 게시 횟수가 3회 미만인 등 지속성이 현저히 낮은 게시물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을 만큼 공백이 심각했다.

방치된 민생 치안 및 조직 관련 정보

현행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은 국민이 별도의 정보공개 청구를 하지 않더라도, 정책이나 대규모 예산 사업 등 생활에 밀접한 주요 정보를 기관이 선제적으로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각 기관은 이에 따라 정보의 범위와 주기, 방법 등을 사전에 설정하여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

현재 경찰청 홈페이지에 명시된 사전정보공표 항목은 총 238개로, 생활 정보 50개, 법질서 49개, 국민 안전 56개, 그리고 기관 공통 83개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는 112 신고 접수 및 처리 현황, 월별 교통사고 및 어린이 통학버스 사고 현황, 마약류 범죄 단속 실적, 운전면허 소지자 통계 등 민생과 직결된 정보가 대거 포함되어 있다. 또한 경비 활동을 위한 경찰력 동원 현황이나 경찰공무원의 연령·성별·계급별 현황 등 조직 내부 정보도 포함되어 있다.

주기적 공표 약속 무색케 하는 데이터 공백

정보 공개 주기는 '수시'나 '매월', '연 1회' 등으로 다양하게 설정되어 있으나, 대다수 항목의 정보 업데이트는 수년 전 멈춰 있는 상태다. 설정된 주기에 맞춰 매년 빠짐없이 자료를 게시한 항목은 극소수에 불과했으며, 항목만 만들어놓고 단 한 번도 자료를 올리지 않거나 10년 넘게 방치된 정보도 발견되었다.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법질서' 항목의 '음주운전 교통사고 현황'은 연 1회 공개하기로 되어 있으나 2014년과 2016년에만 자료가 올라온 상태였다. '생활 정보' 중 '경찰청 인권위원회 정기회의'는 연 1회 공개를 명시했음에도 게시 기록이 전혀 없었으며, '국민 안전' 분야의 '사이버 범죄 금융피해액' 역시 2016년 이후 업데이트가 끊겼다. '수시'로 공개하기로 한 정보들 또한 대부분 수년 전이 마지막 게시 시점이었다.

신뢰 회복 위한 선제적 공개 방침과 현실의 괴리

경찰청은 지난 19일, 국민 중심의 서비스를 지향하며 치안 정책의 방향을 전환하고 주요 치안 지표와 정보 제공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지난 2일 새 형사사법 체계가 시행됨에 따라 경찰의 수사 책임이 무거워진 만큼, 대국민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취지에서 나온 발표였다. 경찰청은 112 신고 건수나 교통사고 현황 등을 홈페이지에 게시해 객관적인 치안 상황을 알리고 다양한 활동을 선제적으로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정작 약속의 예시로 든 112 신고 건수 등의 사전 공표 정보들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각 부서에 공문을 발송하여 해당 문제에 대한 정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향후 사전정보공표 제도의 본래 취지에 부합하도록 지속적인 관리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