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검증 마친 247만 장 송파구 투표용지 이동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 보관되어 있던 지난 6·3 지방선거의 송파구 지역 투표용지들이 이태한 특별검사팀의 공개검증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고 현장에서 빠져나왔다. 지난 6월 5일 시작된 이른바 ‘올공 시위’로 인해 물품과 인원의 출입이 전면 통제된 지 147일 만에 이루어진 조치다. 이번 투표용지 반출로 인해 올림픽공원을 점거해 온 시위의 동력은 약해질 것으로 전망되나,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온 측에서는 특검팀의 검증 결과조차 신뢰할 수 없다며 강력한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 올림픽공원에 머물던 투표용지 247만 장 중 특검의 검증을 거쳐 이상이 없다고 확인된 대부분의 용지를 수도권의 한 창고로 옮기고 있다고 공표했다. 선관위 측 설명에 따르면, 전체 420여 개의 투표용지 상자 가운데 13개를 제외한 나머지 물량들이 현재 이송 중이다. 반출 대상에서 제외된 13개의 상자는 참관인들의 이의 제기가 접수되어 추가적인 확인이 요구되는 물량으로, 특검팀이 별도로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에 정밀 감정을 의뢰할 방침이다.

격앙된 시위 현장과 특검의 검증 내용

투표용지들이 현장을 떠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올림픽공원에 집결해 있던 유튜버들과 시위 참여자들의 항의가 거세졌다. 현장에서는 선관위와 특검을 향한 욕설이 터져 나왔으며, 은박 담요를 뒤집어쓴 채 눈물을 흘리는 참가자들의 모습도 목격되었다. 한 유튜버는 카메라를 향해 기도하며 올림픽공원의 미래에 대한 우려와 승리의 염원을 담은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앞서 특검팀은 전날 오전 11시 50분경부터 핸드볼경기장에 적치된 송파구 투표용지 약 247만 장의 전체 수량을 파악하고, 기표 상태와 인쇄 품질 등을 면밀히 살폈다. 이 과정에서 투표지의 위조 여부나 수량의 증감 문제를 조사하는 한편, 경기장 내 설치된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통해 외부 인원이 무단으로 침입했는지 여부도 함께 점검했다. 이태한 특별검사는 29일 0시 36분경 검증을 마친 뒤, 이번 임의검증이 국민적 의혹을 객관적 증거로 확인하기 위한 절차임을 강조하며, 추가 분석이 필요한 상당수의 투표지를 선별해 정밀 분석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당초 투표용지는 검증 종료와 동시에 이송될 계획이었으나,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선관위에 투표용지를 맡길 수 없다고 주장하며 반출을 막아세운 탓에 일정이 지연된 바 있다.

변질된 시위 양상과 변화하는 목소리

지난 6월 5일 잠실7동 제2투표소의 투표함이 이동된 이후 장기간 지속되어 온 올림픽공원 시위는 이번 반출로 인해 점차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시위 초기에는 선거 관리 부실에 대한 비판과 참정권 수호라는 명분이 주를 이루었으나, 시간이 흐르며 음모론과 격앙된 구호가 섞인 변질된 양상을 보였다. 일부 참가자들은 경찰을 중국 공안에 비유하며 폭언을 퍼붓기도 했으며, 경기장 내 입주한 대한체육회 산하 종목단체 직원들의 사무실 진입을 시도하다 실패하는 소란도 빚어졌다.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 씨는 이날 아침 현장에서 이제는 이곳을 지켜야 할 명분이 사라졌다고 언급하며, 향후에는 선관위 특검이나 국회, 청와대 앞에서 부정선거 척결을 위한 목소리를 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