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참전에도 흔들림 없는 시장 주도권 확보 전략

삼성전자가 애플의 첫 폴더블폰인 '아이폰 듀오' 출시를 위기가 아닌 시장 파이를 키울 수 있는 기회로 정의했다. 경쟁사들의 진입으로 시장의 경쟁 강도는 높아지겠지만, 폴더블폰 수요 자체가 늘어나는 만큼 판매량 확대의 기회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다니엘 아라우호 삼성전자 상무는 29일 열린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러한 입장을 공식화했다.

아라우호 상무는 경쟁사들의 폴더블폰 시장 진입에 대해 시장 구도의 변화는 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2019년 삼성전자가 처음 개척한 시장의 가치를 증명하는 동시에,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판매 규모를 키우는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 갤럭시 폴드를 시작으로 Z 폴드와 플립 시리즈를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해왔다. 최근 애플이 지난 23일 아이폰 듀오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자, 삼성은 이를 기존 고객층을 더욱 두텁게 만드는 기회로 활용할 방침이다.

역대급 사전판매 기록과 젊은 층 유입 성과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제품군의 판매 성과를 바탕으로 강력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 폴드8, 플립8 등 3종으로 구성된 신제품 라인업은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3일까지 진행된 국내 사전판매에서 총 144만 대가 팔려나가며 역대 갤럭시 스마트폰 중 가장 많은 사전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고가 모델인 폴드 제품군이 판매 비중에서 큰 축을 담당하며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했다. 국내 사전구매 고객 중 약 70%가 폴드8 모델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층의 변화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이번 신제품을 통해 경쟁사 이용자들과 젊은 세대를 대거 유입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닷컴을 통한 사전구매 고객 중 10대부터 30대까지의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며 세대교체 양상을 보였다.

초슬림 폼팩터 혁신과 금융 지원을 통한 가격 경쟁력

삼성전자의 핵심 대응책은 하드웨어의 압도적 차별화와 구매 문턱을 낮추는 금융 전략이다. 아라우호 상무는 얇고 가벼운 폴더블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폼팩터를 지속 개발해 독보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제품 사양을 비교하면 차이가 명확하다. 폴드8은 무게를 201g까지 낮췄고, 폴드8 울트라는 펼쳤을 때 두께가 4.1mm, 무게가 215g에 불과하다. 이는 254g의 무게와 5.2mm 두께를 가진 아이폰 듀오와 비교했을 때 확연한 우위를 점하는 부분이다.

가격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아이폰 듀오의 국내 출고가가 329만 원부터 시작하는 것과 달리, 폴드8은 227만 8,100원, 폴드8 울트라는 257만 7,300원부터 구매할 수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구독클럽과 같이 제품 반납 시 잔존 가치를 보장해주는 금융 프로그램을 운영해 프리미엄 기기 구매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고객의 교체 수요와 신규 고객 유입을 동시에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다만 부품 원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관리라는 과제는 남아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 부문은 3분기 6,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분기 연속 적자 상태를 이어갔으나, 갤럭시 시리즈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호조로 적자 폭은 전 분기 대비 줄어들었다.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플래그십 제품군 고도화와 폼팩터 혁신, 운영 효율화를 통해 모바일 시장의 리더십을 공고히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