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근 중국 방문과 관련해, 북미 대화에 대한 북한 측의 속내를 중국 지도부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북미 간 대화 조건과 입장 차이로 인해 현재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으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개최 전후로 국면이 전환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내용은 서울 내곡동 국정원 청사에서 진행된 국회 정보위원회 현장 국정감사에서 보고되었다. 국회 정보위의 여야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 24일 김 위원장이 약 1년 만에 중국 단둥을 찾은 행보에 대해 항미원조 기념 외에도 다른 숨겨진 목적이 있었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특히 북미 대화와 관련한 북한의 의중을 중국 측에 전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최선희 외무상 밀착 행보와 중국의 역할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최근 외교 정치 행사마다 최선희 외무상을 수시로 동행시키고 있으며, 이번 방중 과정에서도 최선희 외무상을 지속적으로 부각한 점에 주목했다. 이는 북미 회담을 두고 북한이 깊이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국정원은 최선희 외무상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긴밀하게 대화를 나눈 점을 언급하며, 북한 입장에서 중국과 외교적 논의를 할 수 있는 핵심 사안은 북미 대화뿐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중국이 직접적으로 전면에 나서지는 않더라도, 미국 측에 북한의 뜻을 전달하는 중재자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정원은 지난 미중 정상회담이나 시진핑 주석의 방북 당시에도 북미 대화 관련 논의가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김 위원장 방문 당시 중국 측 영접 인사와 관련해 당초 예정됐던 리창 총리가 공산당 5중전회 일정 문제로 왕후닝 주석으로 교체되었으며, 현지 관계자들 역시 행사 종료 전까지 리창 총리를 주관자로 인지하고 있었다고 보고했다.

김주애의 후계자 행보와 정보 협력 논란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의 행보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분석이 나왔다. 국정원은 김주애가 후계자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군 지도자로서의 서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2022년 첫 등장 이후 공개 활동을 시계열로 분석한 결과, 주민들의 수용도를 높이기 위해 단계적으로 위상을 각인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주애의 활동 중 군사 관련 비중이 60%에 달하며, 군 행사에서의 기념 촬영이나 핵·미사일 실무 관여 연출 등이 관찰됐다. 김주애의 실명이 맞는지에 대한 질의에는 실명이 김주애가 맞다고 답변했다.

한미 정보 협력 논란에 대해 국정원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발언 등으로 인해 일부 정보가 제한되는 측면은 있으나, 그 외의 정보 제한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정 전 장관의 발언 출처를 묻는 질문에 국정원이 해당 정보를 제공한 적이 없다고 확인했다. 또한, 지난 3월 국정원장의 방미 불발설에 대해서는 명백한 오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방문이 거절된 것이 아니라 초청을 받은 상태였으며, 당시 이란 전쟁 발발에 따른 대외 여건을 고려해 초청 측에 양해를 구하고 방문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마지막으로 국정원은 최근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와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의 미국 비자 발급 관련 사안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미국 입국 절차가 까다로워지는 추세이며 이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