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년의 역사를 잇는 새로운 판각의 시작
국보이자 세계적인 유산으로 인정받는 팔만대장경을 새롭게 제작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막을 올렸습니다. 이번 작업은 완성까지 최소 50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대장정입니다. 인공지능이나 로봇 기술로도 대체가 불가능한 인간의 정교한 손길을 통해 경판이 하나씩 탄생할 예정입니다.
경남 합천 가야산 중턱에 위치한 천년고찰 해인사에는 13세기 고려 시대의 유산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당시 몽골의 침략이라는 국가적 재난 속에서 나라의 안녕을 간절히 염원하며 제작된 팔만대장경이 그 주인공입니다. 나무판 위에 글자 한 자 한 자를 정성껏 파 내려가는 과정은 매우 엄격합니다. 단 한 번의 작은 실수가 경판 전체를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기에, 작업자들은 극도의 정신 집중력을 유지해야 합니다.
8만 1천여 장의 경판, 후진 양성으로 이어가는 대업
8세기가 흐른 지금, 부처에게 이 소식을 알리는 고불식을 기점으로 총 8만 1,352장의 경판을 새롭게 판각하는 작업이 본격화되었습니다. 모든 경판은 숙련된 사람의 손을 거쳐 제작되며, 이 거대한 과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50년의 세월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15명의 판각 전문가들이 후학을 양성하며 이 위대한 전통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해인사는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판각 학교를 활용해 작업 인력을 100명 규모까지 확대할 방침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형태의 복제를 넘어 평화와 생명의 가치를 경판에 담아내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관계자는 선조들이 보여준 숭고한 정신이 미래 세대인 아이들에게도 온전히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인류와 지구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염원을 담아, 많은 불자와 뜻있는 이들의 원력을 모아 이 작업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