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강국 간의 결속, '강화된 전략적 동반자' 선언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양국 관계를 '강화된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청와대 본관 집현실에서 진행된 이번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글로벌 정세 속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한국과 독일의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이 모두 세계적인 제조 역량을 보유한 강국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과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핵심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규정했다. 또한 깊은 신뢰와 유대를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만남이 안보와 방산, 첨단 과학기술, 에너지, 경제안보 등 다각적인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고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지혜를 모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메르츠 총리의 베를린 초청과 미래 기술 협력 제안

메르츠 총리는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정치적 영역에서도 양국의 협력이 매우 중대한 시점에 직면했다고 언급하며, 관계 격상에 적극 동의했다. 특히 그는 이 대통령에게 내년 가을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디지털 정상회담에 참석해 줄 것을 요청하며 독일 방문을 공식 제안했다.

이번 방한에 동행한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언급한 메르츠 총리는 양자 컴퓨터와 반도체 등 미래를 결정지을 핵심 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양 정상은 이번 회담을 기점으로 경제와 첨단기술 분야의 교류를 넓히는 동시에, 국방 및 안보 측면에서도 전략적 소통의 빈도를 높이기로 뜻을 모았다. 이번 회담은 지난해 11월 G20, 올해 6월 G7 정상회의에 이어 세 번째 만남이며, 메르츠 총리의 취임 후 첫 방한이자 독일 총리의 양자 방한으로는 3년 만에 이루어진 것이다.

하이테크 파트너십과 산업·안보 협력의 구체화

양국은 '경제·하이테크 파트너십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인공지능(AI),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등 첨단 산업 전반의 협력을 확대하고 핵심 광물 및 공급망 안정화에도 힘을 싣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이 유럽연합(EU)의 산업 가속화법 적용 시 역내국과 차별 없는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독일 측의 협조를 구했다.

안보 분야에서는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의 조속한 체결을 통해 국방 협력의 제도적 틀을 다지고, 방산기업 간의 공동 개발 및 합작 투자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공동 언론 발표를 마친 뒤 공식 만찬을 함께하며 교류를 이어갔다.

기업인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특별 만찬

독일 경제사절단과 한국 측 기업인 60여 명이 참석한 공식 만찬에는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장인화 포스코 회장, 조현준 효성 회장, 정몽원 HL 그룹 회장 등이 자리했다. 만찬 메뉴는 독일의 식문화를 반영한 궁중식 한돈 간장구이와 감자채전, 그리고 해산물을 선호하는 메르츠 총리의 취향을 고려한 고추장소스 가자미 구이와 아욱 조개 된장국 등이 준비되었다. 청와대는 이번 자리가 양국 정상과 주요 경제인들 사이의 네트워크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야외 활동을 즐기는 메르츠 총리를 위해 한국 브랜드의 하이킹 및 캠핑 세트를 선물로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