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억 달러 규모 가상자산 탈취 정황 포착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약 57억 달러(한화 약 7조 6317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산이 해킹을 통해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블록체인 분석 전문 기업인 아캄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9일(현지 시각) 바이낸스 내에서 대규모 자산 탈취 정황이 확인되었다. 탈취된 것으로 보이는 자산에는 비트코인 약 15억 달러(약 2조 80억 원)와 이더리움 약 9억 달러(약 1조 2048억 원)가 포함되었으며, 달러 스테이블코인 역시 약 14억 달러(약 1조 8741억 원) 규모로 합산되었다.

디파이라마의 통계에 따르면, 해킹 사고 이전 바이낸스가 보유했던 전체 자산은 약 1440억 달러(약 193조 원) 수준이었다. 이번에 탈취된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은 바이낸스 전체 자산의 약 4%에 육박하는 막대한 규모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해커는 탈취한 자산을 탈중앙화 거래소인 유니스왑(Uniswap)을 통해 이동시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자산 추적과 동결 작업이 긴박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해커가 탈취한 코인을 다른 종류의 가상자산으로 교환하려는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동결 조치와 대출 프로토콜 이용

사태가 확산되자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즉각 대응에 나섰다. 테더(Tether)의 최고경영자인 파올로 아르도이노는 15억 7000만 달러(약 2조 1023억 원) 이상의 자산을 동결했다고 발표했으며, 서클(Circle)의 제러미 알레어 역시 8억 달러(약 1조 713억 원) 이상의 자산을 묶어두었다. 그러나 이러한 차단 조치에도 불구하고 자산 이동은 멈추지 않고 있다. 아캄의 분석 결과, 해커는 탈취한 자산을 담보로 활용해 탈중앙화 대출 프로토콜인 에이브(Aave)에서 최소 2만 개의 래핑 이더리움(WETH)을 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출 자산의 가치는 약 4400만 달러(약 589억 원)에 달한다.

바이낸스 대응 및 이용자 보호책 논란

바이낸스는 이번 보안 사고에 대응하여 이용자들의 출금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상태이며, 보안 결함이 완전히 해결된 이후에야 서비스를 재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낸스의 창업자인 창펑 자오는 현재 경영 일선에 있지는 않지만, 주주로서 이용자들의 자산 손실이 전액 보전되기를 희망하며 모든 자산이 안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낸스는 보안 침해와 같은 비상 상황을 대비해 약 10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으로 구성된 이용자보호기금(SAFU)을 운영하고 있으나, 이번 사고 수습에 이 기금을 투입할지 여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사건을 두고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해킹이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블록에이드의 이도 벤나탄은 이번 사태를 가상자산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해킹 사건으로 규정했다. 한편 바이낸스는 30일 소셜미디어 X를 통해 보안 문제에 대한 보고를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 긴급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보안팀이 관련 정보를 심층 검토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되는 대로 공식 채널을 통해 안내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