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업의 급성장과 PC 시장의 침체
인텔이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3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한때 20%나 폭락하는 충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분야의 매출은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렸으나, PC 시장의 침체가 불러온 4분기 실적 전망치가 시장의 눈높이를 크게 밑돌았기 때문이다.
현지시간 29일 CNBC 보도에 따르면, 인텔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1% 늘어난 165억 1000만 달러(약 22조 1315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예측했던 165억 달러라는 시장 전망치를 소폭 상회한 수치다. 조정 주당순이익(EPS) 역시 0.52달러를 기록하며, 당초 예상됐던 0.40달러를 넘어섰다.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4분기 가이드라인
문제는 향후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인텔이 제시한 4분기 매출 전망치는 150억 달러에서 160억 달러 사이로, 이는 시장이 기대했던 171억 달러라는 상한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조정 EPS 전망 또한 0.25달러로 집계되어, 시장의 예상치인 0.43달러를 크게 하회하며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이러한 실적 압박의 핵심 원인으로는 PC 시장의 부진이 지목되었다. 데이비드 진스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를 통해 PC 시장의 둔화세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전체적인 사업 기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생산 능력과 운전자본 측면에서 절제된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사업 부문별 극명한 온도 차
이번 실적 발표에서는 부문별 성적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양상을 보였다. 클라이언트 컴퓨팅과 피지컬 AI를 포함한 PC 관련 부문 매출은 81억 달러로 전년 대비 5% 감소하며 역성장했다. 반면 데이터센터 및 AI 부문 매출은 73억 달러를 달성하며 전년 대비 78%라는 경이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인텔 측은 데이터센터 매출의 증가 폭이 15년 만에 가장 강력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주가 급락은 AI 수요의 약화보다는 기존 PC 사업의 부진과 전체적인 성장 전망의 하향 조정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AI 서버용 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강력했으나, 회사의 미래 성장 전망이 이를 압도하며 주가를 압박한 것이다.
CPU 수요 확보를 위한 인텔의 전략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는 PC 산업이 직면한 단기적인 역풍 속에서도 중앙처리장치(CPU)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탄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제온 서버 프로세서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공급 확대 작업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특히 인텔은 에이전트형 서비스의 확산이 향후 CPU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텔은 오라클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차세대 제온 서버 프로세서를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에 도입하는 계획을 발표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그러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실제 실적 전망 사이의 간극은 더욱 벌어지는 모양새다. CNBC에 따르면 인텔 주가는 올해 약 150% 상승했으나,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우려로 10월에만 약 23% 하락했다. 여기에 이번 4분기 전망치 부진이 더해지며 강력한 매도세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