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새 출생아 급감과 초혼 연령의 상승
제주 지역의 출생아 수가 지난 30년 사이 60% 이상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평균 초혼 연령 또한 남성이 34세, 여성이 31세 선을 넘어서는 등 결혼과 출산을 둘러싼 인구 구조의 변화가 매우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9일 국가데이터처 제주사무소가 공개한 지난 31년간의 제주 혼인 및 출생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에서 태어난 아이는 327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995년 당시 8747명이었던 것에 비해 5468명(62.5%)이 감소한 수치이며, 30년 전과 비교하면 출생아 규모가 37.5% 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합계출산율 역시 같은 기간 1.83명에서 0.87명으로 52.4% 급락했다.
혼인 건수의 경우 1996년 4939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2023년에는 2614건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으나, 2024년부터는 반등에 성공해 지난해 2783건을 기록했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나타내는 조혼인율은 1995년 8.7건에서 지난해 4.2건으로 약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결혼과 출산 시점의 뚜렷한 지연 현상
결혼 시기가 점차 늦어지는 경향도 확인됐다. 평균 초혼 연령은 1995년 남성 28.2세, 여성 25.6세였으나 지난해에는 각각 34.0세와 31.7세로 높아졌다. 남성은 5.8세, 여성은 6.1세가 각각 늦어진 결과다. 남녀 간의 초혼 연령 차이는 2.6세에서 2.4세로 약간 줄어들었다.
연령대별 혼인 양상에서도 변화가 포착됐다. 남성은 2004년까지 20대 후반의 혼인이 가장 많았으나 2005년부터 30대 초반이 주를 이루게 됐다. 여성 또한 2003년까지는 20대 초반과 후반의 혼인이 많았지만, 2023년부터는 30대 초반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1995년과 비교하면 남성은 30~50대, 여성은 30대 이상을 중심으로 혼인율이 높아진 양상이다.
출산 연령 역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산모의 연령별 출산율을 보면 2005년까지는 20대 후반이 가장 높았으나 2006년부터 30대 초반으로 전환됐다. 2019년 이후에는 30대 초반과 30대 후반이 20대 후반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1995년 대비 20대 초반과 후반의 출산율은 각각 54.9명과 148.1명 감소한 반면, 30대 후반의 출산율은 27.5명 증가했다.
고령 산모 증가와 지역별 격차
평균 출산 연령은 1995년 28.3세에서 지난해 33.6세로 5.3세 상승했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가 아이를 낳는 비중도 같은 기간 6.3%에서 36.2%로 29.9%P 급증했다. 출산 시점이 뒤로 밀리면서 30대 후반과 40대 초반의 출산 비중은 늘어난 반면, 20대 출산은 감소하는 흐름이 명확해졌다.
결혼 후 첫 아이를 낳기까지의 기간도 길어지는 추세다. 혼인 후 2년 이내에 출산한 비중은 1995년 44.1%에서 지난해 36.7%로 7.4%P 줄었다. 반대로 혼인 후 5년이 지난 뒤 아이를 낳은 비중은 20.4%에서 28.5%로 8.2%P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서귀포시의 출생아 감소 폭이 더 크게 나타났다. 제주시 출생아 수는 2010년 4249명에서 지난해 2573명으로 39.4% 감소했다. 서귀포시는 같은 기간 1408명에서 706명으로 49.9% 줄어들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제주시 0.88명, 서귀포시 0.83명으로 전국 평균인 0.80명보다는 높았으나, 두 지역 모두 2010년 수치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혼인 구조 면에서는 국제결혼과 재혼의 비중이 확대됐다. 전체 혼인 중 외국인과 결혼하는 비중은 1995년 2.1%에서 지난해 11.5%로 높아졌다. 남성의 재혼 비중은 10.9%에서 18.9%로, 여성은 10.4%에서 19.3%로 각각 상승했다.
국가데이터처 제주사무소 측은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이 장기적으로 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결혼과 출산 연령의 상승, 출산 시점의 지연, 지역별 출생아 감소 격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제주 인구 구조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