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군이 먼저 뚫는 역발상, 미 육군의 새로운 전쟁 공식
미 육군이 기밀 해제한 46쪽 분량의 신규 작전 지침서 ‘육군은 어떻게 싸우는가’에는 기존의 군사 상식을 뒤엎는 혁신적인 발상이 담겨 있다. 과거에는 공군과 해군이 적의 방어망을 먼저 초토화한 뒤 지상군이 진입하는 것이 정석이었으나, 이제는 지상군이 선제적으로 적의 방어 체계에 구멍을 내어 해·공군이 진입할 길을 열어준다는 역발상적 전략을 제시한다.
이러한 변화는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을 “아시아 중심부의 단검”이라고 명명하며 다영역기동부대(MDTF)의 한반도 전개를 강조한 구상과 맥을 같이 한다. 브런슨 사령관이 구상하는 대중국 전쟁의 미래는 단순한 상상이 아니다. 이는 동북아시아에서 벌어질 수 있는 입체적이고 긴박한 전쟁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다.
대만해협의 위기와 미군의 전력 전개
대만해협에서 위기가 폭발하여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대만의 모든 항만을 기습적으로 봉쇄하고 비행금지구역을 선포한다고 가정해보자. 이에 대응해 일본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삼는 미 해군 제7함대의 핵추진 항공모함 전단이 대만을 향해 긴급 출항한다. 동시에 필리핀 루손섬 북부에 배치된 미 해병대 연안연대(MLR)와 타이폰 중거리 미사일 포대가 바시 해협을 차단하며 중국 남해함대를 압박한다.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서는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들이 이륙하며, 3,000km 떨어진 괌 앤더슨 기지에서는 B-21 레이더 스텔스 폭격기와 B-52H 편대가 장거리 스탠드오프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채 태평양 상공으로 솟구친다.
하지만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A2/AD) 방어망은 매우 강력하다. '항모 킬러'로 불리는 DF-21D와 DF-26 미사일의 사정권 안에서 제7함대 항모전단은 제1도련선 안으로 진입하지 못한 채 필리핀해 먼바다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다. 이때 평택 캠프 험프리스와 서해안에 은밀히 배치된 미 육군 MDTF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한국 정부가 역외 분쟁에 대한 기지 제공 불가 입장을 밝히더라도, 주한미군의 지휘통제 체계는 독자적으로 작동한다. MDTF 산하 다영역효과대대(MDEB)의 사이버 및 전자전 요원들이 산둥반도와 라이저우만 등 중국 북부·동부전구의 지휘 노드를 겨냥해 고출력 전자기 펄스(EMP) 재밍과 사이버 침투를 실행한다. 이 과정에서 베이징과 지난을 잇는 광케이블 및 위성 통신이 마비되고, 중국의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와 초수평선(OTH) 조기경보 레이더가 무력화된다.
스텔스 딜레마와 중국의 보복, '거꾸로 된 단검'
중국의 방어벽이 허물어지자 미군의 타격 자산들이 일제히 투입된다. 괌의 전략폭격기가 순항미사일을 발사하고, 오키나와의 전투기들이 남하하며, 요코스카의 항모가 제1도련선을 통과해 대만 동북방 해역으로 진입한다. 항모에서 출격한 F-35C 스텔스 편대가 대만 상공으로 진입하지만, 미군은 곧바로 '스텔스 딜레마'에 직면한다. F-35의 작전 반경은 약 1,100km에 불과해 전투 후 항모로 복귀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이를 지원할 공중급유기(KC-135, KC-46)는 레이더에 크게 포착되는 비(非)스텔스 기체다. 결국 미군은 완전한 공중 장악 없이 무인기와 미사일이 뒤섞인 소모전의 늪에 빠지게 된다.
이때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작전상황실의 지휘부는 중대한 사실을 깨닫는다. 대만 본토에는 미군이 없으나, 한반도에는 미군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중국이 대만을 점령하기 위해 미군의 증원을 막으려 할 때, 정작 자신들의 목을 겨눈 진원지는 대만이 아니라 바로 옆에 위치한 한국의 주한미군 기지였다. 이에 중국 지휘부는 '거꾸로 된 단검(Inverted Dagger)'이라는 코드명의 보복 타격 명령을 내린다. 미국의 단검을 빼앗아 그 끝을 한국의 심장에 꽂겠다는 이 섬뜩한 작전에 따라, 산둥과 랴오둥반도의 미사일 기지에서 수십 대의 이동식 발사대가 주한미군 기지를 향해 일제히 미사일을 발사한다. 이것이 바로 미 육군 수뇌부와 브런슨 사령관이 예견하는 미래 전쟁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