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지게차 참변, 안전관리 부실 의혹 확산

제주 지역에서 지게차가 전도되며 노동자가 목숨을 잃는 비극이 불과 넉 달 만에 다시 일어났다. 이번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는 지게차 운용에 필수적인 안전 교육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현장의 안전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6월 애월읍의 한 대형마트에서 20대 노동자가 지게차에 깔려 숨진 사고와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산업 현장의 만연한 안전불감증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했다.

경찰과 관계 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한 축사에서 화물운송업체 소속인 A(44)씨가 2.9t급 지게차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A씨는 화물차에 적재된 사료를 축사 내부로 옮기기 위해 지게차를 조작하던 중이었다. 그는 화물차와 연결된 경사로를 통해 지상으로 내려오던 과정에서 지게차가 뒤집히며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되었으며, 사고 당시 현장에는 A씨 혼자서 작업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적 의혹과 인력 부족 문제, 업체 책임론 대두

사고의 원인과 더불어 업체의 안전 조치 이행 여부를 두고 책임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유족들과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사고 발생 전부터 과도한 물량 때문에 인력을 보충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사측이 이를 묵살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또한 사고 당일 A씨가 운행했던 5t 화물차에는 적재 중량을 2배 이상 초과한 11.3t의 화물이 실려 있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과적 문제가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었다.

무면허 운전 논란과 수사 기관의 조사 방향

A씨의 자격 요건에 대해서도 심각한 결함이 확인되었다. A씨는 지게차 운전기능사 자격증은 보유하고 있었으나, 3t 미만 지게차를 운전할 때 반드시 갖춰야 하는 건설기계 조종사 면허는 발급받지 않은 상태였다. 해당 장비는 1종 보통 면허와 소형건설기계 조종교육 이수라는 별도의 요건을 충족하면 운행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A씨는 필수적인 교육조차 이수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A씨가 속한 화물운송업체를 상대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적용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산재예방지도팀 역시 이번 사건을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와 연관 지어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노동계는 이번 사고를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인재'로 규정하며, 사용자의 무책임함이 불러온 참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성명을 통해 사고 책임자에 대한 엄중 처벌과 더불어 제주도와 노동당국의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