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어지는 소득 계층, 이동성 4년 연속 하락
지난 2024년 한 해 동안 소득이 증가해 상위 계층으로 올라선 국민은 10명 중 2명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상향 이동 비율이 2017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며 계층 간 이동이 정체된 양상을 보였다. 특히 계층 이동이 비교적 유연하게 일어나는 청년층조차 하위권에서 상위권으로 진입하는 비율이 줄어들었다. 이러한 현상은 고용 시장의 부진으로 인해 청년들이 계층 상승을 위한 사다리를 타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가데이터처가 29일 공개한 ‘2024년 소득이동통계’에 따르면, 2024년의 소득이동성은 33.0%로 집계되어 전년 대비 1.2%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4년 연속 하락세가 이어진 결과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소득이동성은 전년과 비교해 소득 계층의 변화가 발생한 인구 비율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낮을수록 계층 간 이동이 정체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세부적으로는 소득분위가 상승한 인원이 16.9%를 기록했으며, 하락한 인원은 16.1%였다. 상향과 하향 이동 비율 모두 2017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상·하위 소득계층의 고착화 현상 심화
반면 소득의 최상위권이나 최하위권 계층에 그대로 머무는 비율은 오히려 높아졌다. 2023년 소득 하위 20%에 속했던 1분위 인구 중 2024년에도 동일한 분위에 머문 비율은 70.7%로 나타났다. 상위 20%인 5분위의 유지율 역시 86.5%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이처럼 양극단의 계층에서 머무는 비율이 동시에 높아진 것이다. 장기간 소득 변화가 없는 경우도 빈번했다. 2017년 소득 1분위에 속했던 이들 중 24.9%는 8년 동안 한 번도 분위가 바뀌지 않았으며, 같은 기간 5분위를 유지한 비율은 56.0%에 달했다.
청년층의 계층 탈출 기회 감소
다른 연령대보다 이동이 활발한 15~39세 청년층에서도 소득 이동의 둔화가 뚜렷하게 관측되었다. 청년층의 소득이동성은 33.0%보다 높은 39.3%를 기록했으나, 전년 대비 1.1%포인트 하락하며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40% 선이 무너졌다. 이는 중장년층(30.4%)이나 노년층(24.4%)보다는 높지만 이동성이 크게 약화된 수치다. 청년 중 소득이 늘어 계층이 상승한 비율은 22.4%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줄었다. 하위 20% 계층을 벗어난 비율 또한 37.7%로 전년(38.4%)보다 0.7%포인트 감소했다.
청년층의 계층 고착화는 상·하위권 모두에서 나타났다. 1분위 청년 중 2024년에도 같은 위치를 지킨 비율은 62.3%로 전년보다 0.7%포인트 올랐고, 5분위 청년의 유지율은 84.8%로 0.9%포인트 상승했다. 이러한 청년층의 유지율 상승폭은 중장년층(0.5%포인트)과 노년층(0.8%포인트)의 상승폭을 웃도는 수준이다. 최바울 국가데이터처 정책통계연구실장은 안정적인 고소득 일자리를 확보한 청년은 상위권을 유지하지만, 그렇지 못한 청년은 하위권에 머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5분위 유지율이 높아진 것은 양질의 일자리로 이동할 기회가 부족함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또한 2024년 기업의 영업잉여 증가율이 피용자보수 증가율을 앞질렀다는 점을 들어, 성장의 과실이 기업 쪽으로 더 많이 쏠린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소득 총량이 증가했음에도 전체 경제 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면서, 코로나19 이후 청년층이 성장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환경이 누적되고 있다는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