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근에 설립된 '라플라시안 로보틱스'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부문을 진두지휘했던 포티투닷 창업자 송창현 전 사장이 현대차그룹과 인접한 지역에 피지컬AI 전문 기업을 설립한 사실이 드러났다. 업계 일각에서는 송 전 사장의 이번 행보가 현대차그룹과의 새로운 비즈니스 협력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는 송 전 사장의 최근 움직임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사실 확인을 피하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자동차 산업계에 따르면 송 전 사장은 최진희 전 포티투닷 대표와 함께 지난 3월 '라플라시안 로보틱스'라는 법인을 세웠다. 이 신설 법인은 현대차 AVP본부 및 포티투닷이 위치한 경기도 판교에서 불과 5㎞ 남짓 떨어진 분당 수내동에 거점을 마련했다. 현재 이 회사는 피지컬AI 관련 전문 인력을 지속적으로 영입하며 사업 규모를 키워가고 있으며, 구성원 수는 10명 내외인 것으로 파악된다.
자율주행 성과 논란과 새로운 도전
송 전 사장과 현대차그룹의 관계는 매우 밀접하다. 그는 그룹에 합류한 이후 포티투닷을 핵심 축으로 삼아 그룹의 자율주행 전략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현대차그룹이 2022년 포티투닷을 인수할 당시, 약 36%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던 송 전 사장은 수천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 전 사장은 그룹 내에서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주도했으나 뚜렷한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으며 지난해 12월 결국 퇴사했다. 한 익명의 전문가는 현대차그룹이 송 전 사장의 역량에 의존하는 사이 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위한 결정적인 시기를 놓쳤다는 내부적 평가가 존재한다고 전했다.
피지컬AI 시장을 향한 행보와 그룹의 반응
송 전 사장이 새롭게 선택한 '피지컬AI' 분야는 현대차그룹의 미래 전략과 맞닿아 있어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CES 2026'을 통해 피지컬AI를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선언했으며,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인 '아틀라스'를 선보이며 로봇 산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송 전 사장이 퇴사 후 불과 석 달 만에 그룹의 미래 먹거리와 직결된 분야에 뛰어들면서, 그룹과 가까운 곳에 사무실을 낸 점도 눈길을 끈다.
현대차그룹 측도 송 전 사장의 창업 사실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은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들은 퇴직한 임원의 근황에 대해 발언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히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