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윤활유 사업의 압도적 수익성 개선
SK이노베이션이 석유제품의 수출 마진 상승과 윤활유 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지난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9일 발표된 실적에 따르면, 이노베이션의 3분기 매출은 28조 7738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32.5%나 급증한 3조 7043억 원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이 39.7%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실적 성장의 핵심 동력은 정유와 윤활유 사업군에서 나왔다. 중동 지역의 정유 시설 가동에 차질이 생기고 러시아의 경유 수출 제한 조치가 더해지면서 석유제품의 공급이 줄어들었다. 여기에 여름철 수송용 연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며 수출 수익성이 대폭 강화되었다. 에너지는 15조 9276억 원의 매출과 1조 2058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두었다. 특히 2분기 정기보수 이후 생산량이 회복된 점과 원유와 석유제품 간의 가격 차이인 정제마진이 확대된 것이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윤활유 전문 기업인 엔무브는 매출 2조 3671억 원, 영업이익 1조 906억 원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이는 종전 연간 최대치였던 2022년의 1조 712억 원을 단 한 분기 만에 넘어선 기록적인 성과다. 윤활유 원료인 기유의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며 높은 마진이 유지된 덕분이다. 엔무브는 싱클레어와 그룹Ⅲ 윤활기유에 대한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북미 유통망을 확장했다. 공급처를 다변화하려는 고객들의 요구를 선점함으로써 시장이 정상화된 이후에도 수익성을 지속하겠다는 계획이다.
에너지·소재 사업의 견조한 흐름과 배터리 적자
에너지 관련 사업에서는 매출 3조 1237억 원, 영업이익 7744억 원을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으로 전력 수요가 늘면서 전력도매가격이 상승했고, 호주 바로사 가스전의 시운전 물량 도입과 장기 계약 등이 맞물리며 발전소 가동률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되었다. 지오센트릭은 파라자일렌과 벤젠의 원료 및 제품 가격 차이가 벌어지면서 867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며, 어스온의 영업이익은 각각 2703억 원과 314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어스온은 베트남 15-1/05 광구인 '황금낙타' 구조에서 원유 생산을 시작했으며, 향후 인접 광구와의 연계 개발을 통해 생산 기반을 넓혀갈 예정이다.
반면 배터리와 분리막 관련 사업은 적자 전환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SK온의 배터리 사업은 매출 1조 5263억 원을 기록했으나, 80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판매량 감소와 더불어 지난 분기에 반영되었던 일회성 수익에 따른 기저효과가 원인이다. 다만 회사는 운영 효율화와 비용 절감 노력을 통해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실질 수익성은 개선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아이이테크놀로지 역시 매출 414억 원에 영업손실 368억 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미국 네오볼타와 9GWh 규모의 파우치셀 공급 계약을 맺고, 엘앤에프 및 포스코퓨처엠과 양극재 관련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북미 시장 고객 확보와 소재 조달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4분기 전망과 향후 대응 전략
향후 4분기 전망은 사업 부문별로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석유 사업 부문은 정유 시설의 정기보수와 수출 제한으로 인한 공급 감소, 그리고 겨울철 수요 증가로 인해 시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유가 변동성이나 정제마진의 급격한 하락에 대비해 설비 운영을 유연하게 조정할 방침이다. 윤활유 부문은 글로벌 공급 차질이 해소될 경우 현재의 높은 마진이 점차 낮아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전력 부문은 현물 가격 변동에 따른 부담을 예상하고 있으며, 배터리 부문은 고객사의 판매 회복을 기다리며 수요에 맞춘 생산량 조절과 원가 절감, 그리고 추가적인 운영 효율화에 집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