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적자와 거부권에 막힌 관세 인하

미국 중간선거 결과로 야당인 민주당이 연방의회의 주도권을 다시 가져오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기조는 남은 임기 2년 내내 유지될 것이라는 미 전문가들의 예측이 제기됐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애틀랜틱 카운슬의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거부권 행사 의지와 심화되는 재정 적자 문제를 근거로, 의회가 관세율을 대폭 축소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시 립스키 애틀랜틱 카운슬 국제경제부문 석좌는 향후 2년 동안 관세율의 큰 틀이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며, 관세 완화의 실질적인 가능성은 차기 행정부가 출범하는 2029년에야 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립스키 석좌의 분석에 따르면, 민주당이 입법을 통해 관세를 억제하려 시도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예상되는 데다, 복지 지출 복원이나 건강보험 세액공제 등으로 인해 늘어나는 재정 적자를 고려할 때 연간 1,000억 달러 규모의 관세 수입을 포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한때 14~15%까지 상승했던 실효관세율이 현재의 8~9% 수준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연말 예산안 협상이 타협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대중 정책 유지와 중동발 유가 불안

외교 및 안보, 특히 대중국 정책 역시 민주당의 의회 장악 여부와 상관없이 기존의 기조를 유지하거나 오히려 견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전망이다. 세라 트리스터 FGS글로벌 국장은 중국이 미국에 경제적·안보적 위협이 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미 양당이 근본적인 합의를 이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민주당은 모든 경제 관계를 끊는 전면적 디커플링보다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같은 첨단 기술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적 디커플링'을 채택할 것이라고 보았다. 또한 민주당이 의회를 주도하게 되면 소환장 발부 등의 수단을 동원해 지난 2년간 트럼프 행정부가 펼친 대외 정책과 사익 추구 여부에 대한 심층적인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정세와 관련해서는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랜던 대렌츠 글로벌에너지센터 선임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이후 이란을 대상으로 군사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로 인한 해상 정유제품의 수급 차질이 국제 유가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