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 급락 대비하는 클라우드 기업들

인공지능(AI) 네오클라우드 분야의 선두 주자인 코어위브가 지난 10월 중순, 메모리 가격의 하락 가능성에 대비해 풋옵션을 검토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는 고정가나 최저 보장가가 포함된 장기 계약에 따른 재무적 부담을 파생상품을 통해 완화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칩 확보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던 시장의 관심은 이제 인공지능데이터센터(AIDC)를 구축하는 투자자들이 과도한 레버리지를 감당하며 어디까지 버틸 수 있을지, 즉 인프라 투자의 재무적 한계점으로 옮겨가고 있다.

머스크의 경고와 공급망 변화의 위협

일론 머스크가 X(옛 트위터)를 통해 제시한 전망 또한 시장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기존 월가는 메모리 시장의 슈퍼 사이클이 2029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낙관했으나, 머스크는 다른 관점을 내놓았다. 그는 창신메모리(CXMT)를 포함한 중국 제조사들이 2028년부터 대규모 물량을 시장에 공급하기 시작하면 피크아웃 현상이 조기에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제 불가능한 대체 공급망이 확장될 경우, 선도 기업들이 누리던 기술적 프리미엄과 가격 결정력은 빠르게 약화될 수밖에 없다. 만약 유예 기간이 1년만 단축되어도 자본 회수 계획과 조기 감가상각 문제가 충돌하게 된다. 현재 AIDC 인프라를 둘러싼 논쟁은 수익성 논의를 넘어, 얼마나 신속하고 방대한 규모로 인프라를 운용하느냐는 과거 군비 경쟁과 유사한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인프라 구축의 난관과 세 가지 기술적 경로

AIDC 인프라를 조성하는 과정에는 전력 공급, 송배전망, 용수 확보, 그리고 인허가 문제라는 험난한 과정이 뒤따른다. 이는 GPU 랙(연산 장치, 메모리, 전력 및 냉각 시스템을 통합한 구조)을 확보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는 영역이다. 이러한 물리적 제약을 극복한 이후에는 세 가지 핵심 경로가 등장한다. 현실 세계에 구현되는 '피지컬 AI', 미국과 중국의 프런티어 랩에 대응하는 '초고성능 AI', 그리고 단순 에이전트를 넘어 인공초지능(ASI)을 목표로 하는 'AI4Sci(과학을 위한 AI)'가 그것이다. 다만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게 이 세 분야는 모두 출발선에 머물러 있으며, 일부는 기술적 난제에 봉착해 있고 어떤 분야는 실현 가능성조차 불투명한 상태다.

소버린 AI의 생존을 위한 과제

글로벌 패권 다툼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기술적 화두를 간과할 수는 없다. 기초 인프라 구축에 성공하더라도 위 세 가지 분야를 선점하지 못한다면, 소버린 AI는 실질적인 내용이 없는 껍데기에 불과할 것이다.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로 인해 이 세 갈래 길은 마치 미노스의 미궁처럼 복잡한 양상을 띤다. 특히 이 미로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요청에 대한 응답 토큰을 GPU보다 수십 배 빠르게 생성하는 '저지연 추론 서버'와 연동된 AIDC 구축이 필수적이다. 선제적으로 첫 번째 고지를 점령한다 하더라도 더 큰 위험이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는 경계심을 갖고, 만사 불여튼튼의 자세로 철저히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이 글은 서정대학교 스마트모빌리티학부 및 미래자동차석사과정 전임교수인 박철완 교수의 분석을 바탕으로 한다.